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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봄의 먹킷리스트 ⑦ 루프탑 바 맛집

by 김새봄

미세먼지 많은 날보다 맑은 날이 더 많은 요즘. 오후 햇볕은 따사로우면서 덥진 않은, 바람은 시원한,

진정한 루프탑의 계절이 찾아왔다. 바람을 벗삼아 광합성을 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보다 더 좋은 도심속 신선놀음이 있을까. 서울시내 곳곳 도심과 미식을 동시에 즐길만한 루프탑바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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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 캬바레의 고급 감성을 서울에서

20세기 초, 프랑스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었던 20세기 ‘벨 에포크 시대’에 지성인들은 캬바레에 모여 문화와 예술을 꽃피웠다. 캬바레의 고급스러운 감성을 21세기의 서울에 접목시킨 도산공원 인근 샴페인 라운지 바 ‘르 캬바레 도산(Le Cabaret Dosan)’.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을만한 화려한 샹들리에가 입구부터 온 눈을 사로잡는다. 서울에서 여기보다 화려한 곳이 있나 싶을 만큼 럭셔리한 비주얼이 머릿속에 깊이 각인된다.

르캬바레도산은 샴페인바 답게 샴페인 컬렉션이 다양하고, 또 특이하다. 일반 와인바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소규모생산자 샴페인(RM)을 두루 가지고 있어 와인리스트를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특히 이 곳의 천장은 날이 좋으면 개방되는데 시원한 서울 밤하늘을 직접 얼굴로 맞이하는 느낌은 형용 불가 그 자체다. 여기에 청담동에서 남산까지 거침없이 이어진 도심 뷰는 가히 장관이다. 기막힌 뷰에 샴페인만 즐겨도 배가 부르지만 호주에서 요리를 연마한 필립 셰프가 프렌치 퓨전요리를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려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치즈 셀렉션은 서울에서 세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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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폭은 고급 횟집, 가격은 친근한 강남의 어시장

루프탑에 올라오자마자 눈 앞에는 푸른 초원 같은 인조 잔디 바닥이 한가득 펼쳐져있다. 뒤로는 해산물 수조가 가득 늘어서있다. ‘강남어시장’ 은 논현동 일렉트로마트 꼭대기에 위치한 해산물 전문점이다. 오후 3시부터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신선한 해산물을 안주 삼아 낮술을 즐기러 모여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은빛 양철테이블에 빨갛고 파란 플라스틱 의자는 편하게 나온 집앞 포장마차를 떠올리게 된다. 주문한 석화는 신선함이 넘치게 그릇 가득, 씨알 굵은 알마다 귤빛 연어알이 어여쁘게 올라 아리땁다. 독도새우의 왕으로 불리우는 도화새우를 오랜만에 만나 신나게 주문하고 맛본다. 입안에 찐하게 달라붙는게 고소함이 일품이다. 심지어 제주도가 아니면 만나기 어려운 다금바리(자바리)와 고급 어종으로 이름난 농성어, 줄무니 전갱이, 돌돔, 감성돔까지도 만날 수 있다. 선택폭은 고가 횟집이지만 가격은 친근하다. 위스키, 샴페인 등 고급주류 가격 또한 포차에 맞게 매우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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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볼모지에서 청담동의 고급 맛과 비주얼을

쏟아지는 유동인구 속에 높은 임대료 가운데 살아남은 것은 대형 체인점뿐, 맛집을 찾기 힘든 푸디들의 기피 동네였던 강남역 인근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은 이자카야 ‘은하수’. 이전에 청담동에서 고급 일식 선술집을 운영한 경력이 있는 멤버들은 그 노하우를 신논현역 인근 골목에서 재탄생시켰다.

도심속의 별나라에 온 듯한 이자카야 은하수는 낮에도 밤에도 아름답지만 서쪽 빌딩 사이로 오렌지빛 석양이 파고들며 은하수처럼 수놓인 별 네온사인이 빛나기 시작할 때 가장 예쁘다. 사방이 온통 까만 밤이 되었을 때, 이자카야에 수놓인 별들의 반짝임은 정점을 찍는다.

은하수는 여심을 사로잡는 예쁜 음식들이 장점이다. 참치 뼈에 붙어 있는 살을 숟가락으로 긁어낸 부위인 ‘네기토로’. 이를 다져 동그랗게 만든 메뉴인 ‘네기도로 타르타르’는 정수리에 달걀 노른자를 톡, 곳곳에 비올라, 팬지꽃 등 핑크빛, 보랏빛의 식용 꽃이 한가득 어우러져 서빙되는 순간부터 탄성이 터진다. 허리춤에는 미니 간장 스포이드를 꽂아 위트있게 양념을 한 아이디어가 빛난다. 첫입은 시원, 씹을수록 참치의 고소한 맛이 입안 곳곳에 퍼진다.

트러플 향을 진하게 넣은 부드러운 겉바안촉 크림 고로케가 가장 인기있는 메뉴이다. 고로케 위에는 이탈리아산 트러플을 굵직하게 올려 마무리해 향기가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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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나선셋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쿠바. 쿠바의 심장으로 불리우는 하바나를 콘셉트로 한 하바나 선셋. 이름에서 볼 수 있듯 멕시칸음식이 메인이다. 대표적인 멕시칸 음식인 퀘사디아를 비롯해 영화로 유명해진 큐번 샌드위치도 맛볼 수 있다. 쿠번 샌드위치는 쿠바에서 대중적으로 많이 먹는 샌드위치인데, 모호소스에 재워 둔 양념고기를 오븐에 구워 머스터드, 버터, 스위스치즈, 살라미 등을 쿠바빵에 넣어 그릴에 구워 만드는 샌드위치다.

이름 그대로 격렬히 화난(Flame) 모습을 표현한 플레임콘은 불타는 듯한 비주얼의 붉은 과자 부스러기가 옥수수에 수북이 쌓여 개성있는 모습이다. 옥수수는 고소하고 과자 부스러기는 구수한 맥주와 환상 궁합인 메뉴다. 지지않는 해를 표방하는 하바나 선셋은 해가 지고 나면 벽에 일몰 동영상을 상영한다. 석양을 끊임없이 보며 분위기만으로도 취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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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버티고

여의도 고층빌딩 숲 속 탁 트인 푸른 잔디와 빌딩 사이로 보이는 하늘과 함께 직장인들이 퇴근 직후를 만끽하고 있다. 콘래드호텔에 위치한 루프탑바 ‘버티고’. 퇴근 후 지는 노을에 햄버거, 예쁜 칵테일을 즐기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 버티고의 햄버거는 두툼한 소고기 패티에 체더치즈를 얹고, 셰프 특제 소스를 더한 클래식 스타일 버거로 인기가 많다. 사이드로 코니숑, 양파, 양상추, 토마토 등 다양한 야채가 제공돼 나만의 취향을 반영한 버거를 만들어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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