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만으로 충만해졌다
2012년 봄. 웃을 일이 도통 없었다. 졸업은 다가오는데, 아나운서가 되는 길은 이제 시작이었다. 연애는 하는 것 같은데, 100일을 못 버티고 상대가 도망을 갔다. 부모님이 계시기는 하는데, 제대로 대화한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했다. 아나운서 아카데미는 다니는데, 근로학생으로 일하면서 수업을 듣는 건지, 출근을 하는 건지 헷갈렸다. 그래서 그랬던 걸까. 가끔 아카데미의 작은 카메라로 찍히는 내 모습은 우는 것 같기도 하고, 웃는 것 같기도 했다. 한쪽만 웃는 눈. 한쪽만 올라가는 입꼬리. 한쪽만 잡히는 주름. 종합해 보면, 한쪽만 웃는 미소는 썩은 내가 솔솔 나는 웃음이었다. 개그맨 지망생이었으면 개인기라도 되었을 텐데. 아나운서 준비생인 나는 나머지 입꼬리도 함께 올려야만 했다. 선생님에게 고민을 이야기하니까, 맞춤형 과제가 주어졌다.
매일 웃으면서 셀카를 찍어서 공유하세요.
사진을 찍는다고 바뀌겠나. 회의적인 마음에 픽. 다시 한번 한쪽 입꼬리만 올라갔다. 우선 그 상태부터 찍었다. 찰칵. 사회에 불만이 많아 보이는 대학생과 회사원 중간의 어디쯤에 위치한 남자가 보였다. 마음부터 바로 잡았다. 사진을 찍으면 바뀔 거다.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해내겠다는 의지로 다이어리에 손 글씨를 썼다.
① 카메라 앱을 켠다.
② 어디가 되었든 씨익 웃는다. (양쪽 입꼬리를 올릴 것!)
③ 찍는다. 선생님에게 보낸다. 저장은 안 한다. 부끄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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