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비어 있던 질문에 답을 채우다
2021년의 끝자락, 한 해를 회고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20개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중 유독 발길을 멈추게 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올해 내가 가장 잘했다고 칭찬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놀랍게도 선뜻 답을 못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훈련된 덕분에 남을 칭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나 자신을 칭찬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괜찮은 성과도 있었고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막상 나를 칭찬하려니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고민하던 차에 예전에 읽었던 셰릴 샌드버그의 저서 『옵션 B』가 떠올랐습니다.
잘한 일 세 가지와 그 이유를 일주일 동안 매일 기록한 사람들은 6개월 동안 어린 시절 기억을 기록한 집단보다 행복감이 커졌다. 매일매일 정말 잘한 일 세 가지와 그 이유를 5-10분 동안 기록한 사람들은 3주 만에 정신 및 신체적 고통이 완화되었고 스트레스도 감소했다. 자신이 기여한 일을 세면 자신감이 증가하고 더 노력하게 된다. — 셰릴 샌드버그, 『옵션 B』
‘옵션 B’에서는 매일매일 잘한 일 세 가지를 기록하면 유익하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어렵지 않은 일이라 생각되어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노트 서비스인 노션(Notion)을 활용해 3개월 동안 기록을 이어갔습니다. '인생이 달라졌다'는 식의 극적인 변화는 없었지만, 잠시 멈춰 생각하는 시간 자체가 주는 유익함이 있었습니다. 다만 칭찬의 '이유'를 많이 생략했다는 것을 깨닫고, 그 뒤로는 이유를 찾아 적는 데 더 공을 들였습니다.
그렇게 꼬박 1년을 채웠습니다.
2022년의 회고 시간, 저는 드디어 1년 전 비워두었던 질문에 망설임 없이 답을 적을 수 있었습니다. 나를 향해 "잘했다"라고 진심으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실행을 통해 저는 규칙(Rule)과 유연함(Flexibility)이라는 두 가지 소중한 가치를 얻었습니다. 어려움이 많았던 2022년을 그렇게 극복했습니다.
규칙은 저를 지속하게 하는 뼈대가 되었습니다. 매일 세 가지를 적는다는 가이드라인은 귀찮음과 무기력함을 이기게 했고, 1년 동안 자신을 돌보는 끈기가 되었습니다. 반면 유연함은 규칙에 매몰되어 스스로를 다그치는 대신, 상황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을 이어가도록 돕는 근육이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규칙"은 일상을 지탱하는 뼈대가 되고, "유연함"은 그 뼈대 사이를 채우는 근육이 되어 나를 더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시켰다고 믿습니다.
1년 전에 물었던 질문에 이제야 답을 적어 넣습니다.
잘했다고 칭찬할 수 있는 일은?
1년 동안 규칙적으로 나 자신을 칭찬했던 일.
이제는 저 자신에게 정직하게 말해줄 수 있습니다. 1년 동안 단 하루도 나를 외면하지 않고 칭찬해 주려 애쓴 당신, 정말 잘했다고 말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