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통을 사용해 보셨나요?

걱정은 나중에 한꺼번에 하면 좋습니다

by 행복한자유인

저는 걱정이 참 많습니다. 그 걱정들이 대부분 쓸데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멈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걱정은 사람을 야금야금 피곤하게 만드는 고약한 마법을 부리곤 하죠.


그래서 제가 종종 사용하는 방법을 하나 소개하려 합니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없겠지만, 제게는 나름 확실한 효과가 있었던 방법입니다. 바로 ‘걱정통’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걱정거리가 생기면 일단 종이에 적습니다. 그리고 그 종이를 상자(통)에 집어넣습니다. 이 상자의 이름이 바로 ‘걱정통’입니다.


'걱정을 통에 넣었으니, 나중에 꺼내서 걱정하자'라고 스스로에게 제안하는 것입니다. '걱정하지 말자'라고 강박적으로 외치는 대신, ‘조금 있다가 걱정하자’입니다. ‘금지’가 아니라 ‘유예’를 선택하는 것이죠. '나중에 몰아서 한꺼번에, 아주 심각하게 걱정해 주겠어!'라고 생각하며 일단 통을 닫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마음의 소음이 몰라보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물리적인 상자가 없다면 ‘걱정 노트’를 만들어도 좋습니다. 저는 손바닥 크기의 작은 노트를 하나 마련해 걱정이 떠오를 때마다 적어둡니다. 그리고 나중에 열어봅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Google Keep’ 같은 곳에 따로 분류해 두어도 편리합니다. 노트를 위한 앱이나 서비스가 많습니다.


박용철 원장의 저서 <감정은 습관이다>에도 비슷한 내용이 등장합니다. 책의 5장을 보면 <걱정은 ‘걱정하는 시간’에 몰아서 하기>라는 제목의 글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 저자는 걱정을 몰아서 해볼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며 제가 사용하는 걱정통 방식이 심리학적으로도 꽤 근거 있는 처방임을 확인했습니다.


저처럼 걱정이 많은 분이라면 꼭 한번 해보시길 권합니다. 걱정을 잠시 가두어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나를 괴롭히던 걱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을 쓰다 보니 문득 예전에 유행했던 ‘걱정 인형’이 생각나네요. 내 걱정을 대신해 준다던 그 작은 인형들처럼, 여러분의 걱정통이 오늘 밤 여러분의 고단한 마음을 대신 지켜주길 소망합니다.

image.png 메리츠 걱정인형



참고: 심리학에서는 이를 '걱정 시간 기법(Worry Time Technique)'이라고 부릅니다. 걱정을 특정 시간과 장소로 제한함으로써 하루 종일 걱정에 침식당하는 것을 방지하는 인지행동치료의 한 방법입니다. 실제로 걱정 시간에 노트를 열어보면, 적어두었던 걱정의 상당수가 이미 해결되었거나 더 이상 고민할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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