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이 사라진 자리

비전의 열쇠를 내 주머니로 가져오는 시간

by 행복한자유인

함께가 즐겁지 않고 혼자가 외롭다.

이율배반적 감정이 느껴진다. 조금 웃긴다. 그래서 어쩌라고? ‘냉정과 열정 사이’인가?


영화를 보면, 혹시 뭔가 얻을 것이 있을까?

제목만 알고 있던 ‘냉정과 열정 사이’를 찾아 감상했다. 쉽게 찾았다. 넷플릭스에 있다. 참 편한 세상이다.


'아! 이 영화의 OST(‘The Whole Nine Yards’)였구나...'

누구나 알만한 음악이 들린다. 2001년 일본 영화, 이렇게 오래된 영화를 굳이 찾아서 보다니...

난 뭘 얻고 싶었을까? 현실과 추억 사이에서 고민하는 연인의 모습에서 지금의 나를 투영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언제나 점과 점 사이에서 고민한다.


함께가 즐겁지 않고 혼자가 외롭다.

나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일하는 것일까?


‘함께가 즐겁지 않다’는 것은 어쩌면 이제 타인의 시선이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 혹은 신호일 수 있다. 타인의 인정이 아닌 내면의 동기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나의 빛나는 부분을 인정하고 내 의견에 반응했던 존재의 부재, 응원이 사라진 자리에서 생각의 기회를 얻는다.


그러던 차에, 새로운 팀장과 면담을 했다. 그는 예의 바르고 갈등을 만들지 않은 사람이다. 그에겐 팀장으로서 첫 면담을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요즘 일은 어때요?’

‘재미가 없습니다’


‘왜 재미가 없을까요?’

답하지 못했다.


팀장의 질문에 '재미없다'라고 주저 없이 내뱉은 말을 나중에 후회했다. 무얼 얻자고 팀장에게 일이 재미없다는 말을 내뱉었을까.


팀장을 내려놓고 다른 팀으로 떠난 그 사람을 불러냈다.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헤어질 때쯤, 마지막 대화만 기억난다.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 가지만 말하고 싶어요. 이젠 당신을 위해 일했으면 좋겠어요.’


나는 남을 위해 일했던 걸까? '나를 위해 일한다.'라는 말을 생각해 본다. 내 내면의 목소리는 지금 뭐라고 말하고 있는가?


주변의 환경이나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외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보다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가 강한 사람들이다.


나를 위해 일한다는 것은, 내적 동기에 관심을 가지라는 말에 가깝다.


어떻게 하면 외부의 보상(돈, 칭찬, 인정)보다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가치와 재미에 우선순위를 둘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까?


나는 나에게 다시 물어야 했다. ‘왜 재미가 없을까?’


지그 지글러는 이렇게 말했다.

‘동기부여는 샤워와 같다. 매일 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학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똑같은 영화를 보고도 어떤 사람들은 재밌어하고 어떤 사람은 지루해한다.

재미는 내 취향 혹은 내가 좋아하는 것 혹은 핵심 가치와도 연관되어 있다.


재미가 없다는 말은,

‘내 비전의 엔진을 돌리는 열쇠를 여전히 타인의 주머니 속에 두었다’는 뜻이다.

열쇠는 주도권이고, 타인은 나를 응원해 주던 사람이다.


지금의 느낌은 ‘금단 현상’이다. 타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타인이 아닌 내 심장을 먼저 뛰게 만드는 작업이 무엇인지 탐색하는 것이다.

물론, 시간이 필요하다.


‘일이 정말 재밌다’라고 말하는 동료가 있다.

'회사 생활이 너무 즐겁다'라고 말했던 사람도 기억난다.

가능한 걸까? 의문이 든다.


이쯤 되니 떠오르는 말이 있다. 하나 더 있다.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

역시나 '가능한 걸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멋있는 말이다.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는 말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교수의 '몰입(Flow)’의 한글 번역본(한울림 출판사)에 붙은 부제목이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몰입은 내적 동기의 끝판왕이다.’라는 말에 동의한다.


응원이 사라진 자리에, 외로움이 찾아왔다. 나는 지금 ‘냉정과 열정 사이’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

나는 차갑게 나를 지키고 있는가, 아니면 무언가를 지켜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가.


나는 외롭고 재미없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의 외로움이 밉게 보이지 않는다.


내 심장을 뛰게 하는 일,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찾는 일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내 비전의 열쇠를 다시 내 주머니로 가져온다.

이것이 ‘나를 위해 일하는 것’의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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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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