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팀19] 마이바흐 타는 전무를 보며 든 생각

정의선의 하루를 듣고 떠올린 장면

by 봄날의 초원

얼마 전 유튜브에서 정의선 회장의 강연을 보았다.

그는 자신의 하루를 담담하게 설명했다.


아침 여섯 시쯤 일어난다.

운동을 한다.

출근해서 오전에 업무를 처리한다.

오후에는 사람들을 만나 일을 논의한다.

저녁에는 식사를 하거나 약속이 있다.

그리고 밤 아홉 시 반쯤 잠자리에 든다.


특별한 일이 있는 하루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저 반복되는 하루였다.


세계적인 기업을 이끄는 사람의 하루가

생각보다 단순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다.


사람 사는 것은 결국

거기서 거기 아닐까.


아침에 일어나고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저녁을 먹고

잠을 잔다.


돈이 많든 적든

지위가 높든 낮든

인간의 하루는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에도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면이 있다.


우리 회사의 한 전무는

마이바흐급 세단을 타고 다닌다.


사람들은 그 차를 보며 종종 이야기한다.


“저 차가 얼마짜리인지 알아?”

“부럽다.”


주차장에 그 차가 들어오면

사람들의 시선이 잠깐 그쪽으로 간다.


누군가는 차를 한 번 더 바라보고

누군가는 가격 이야기를 꺼낸다.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특별한 감정이 들지 않는다.


그는 계약직 임원이다.


임원이라는 자리는

높은 자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계약된 자리이기도 하다.


어느 순간 계약이 끝나면

그 사람은 다시

한 명의 개인으로 돌아간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그는 그 자리에서 내려와도

편안하게 살 수 있을까.


물론 나 역시

완전히 안전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회사라는 곳에

완전한 안정은 없다.


하지만 나는 정규직이다.


최소한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일할 여지는 있다.


회사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사람들이 무엇을 바라보며 사는지 보이기 시작한다.


어떤 사람은 승진을 바라본다.

어떤 사람은 돈을 바라본다.

어떤 사람은 안정된 자리를 바라본다.


각자 다른 것을 얻는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무엇인가를 내려놓는다.


마이바흐를 타든

정규직으로 일하든

결국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고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저녁을 먹고

잠을 잔다.


사람 사는 것은

결국 거기서 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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