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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 Jun 09. 2023

호주부터 한국까지 : 멀리 있어서 더 애틋한 우리 가족

내 마음속에 저장한 문장들

호주에 와서 가족들과 페이스 타임을 하기 시작했다. 감정 표현을 잘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쑥스러움도 많은지라 눈을 보면서 얘기하는 게 참 어색했다. 어쩔 수 없는 경상도 여자이기 때문일까 가족과 대화할 때는 더 그랬다. ​


한 번은 삼촌과 페이스 타임을 한 적이 있었다. 나에게 삼촌은 아빠보다 더 애틋한 사람인데,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 미안함과 고마움이 뒤섞인 마음 탓에 혼자서 거리감을 느끼고 있었다. 한참을 망설이다 삼촌에게 페이스 타임을 걸었다. 어색한 마음을 감추고자 조금 더 밝은 척을 했던 거 같다. 지내고 있는 방을 보여주고, 요즘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근황을 짧게 말했다. ​


나는 그날의 삼촌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온전히 응원하고, 사랑을 보내주던 그 따듯한 시선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나랑 통화할 때 삼촌은 항상 이런 눈빛이었겠구나. 항상 이런 마음으로 내 삶을 지지해 주고, 응원해주고 있었구나. 그동안 머리로는 알았지만, 실감하지 못했던 깊은 사랑이 실감이 나서 그날 저녁 한참을 울었던 거 같다.  그동안 내가 벽을 만들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요즘도 나는 가족들과 페이스 타임을 자주, 오래 한다. 그리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밀려올 때는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자주 표현하게 되면서 우리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더 가까워지고 있다. 호주에 와서 깊어진 우리 가족의 사랑은 또다시 나에게 용기를 준다.





살아가는 게 힘들고 버거운 순간에 언제든지 열어볼 수 있는 내 마음속 사랑의 문장들


"나는 우리 딸 조건 없이 사랑하지. 엄마는 네가 아무것도 아니어도 사랑해."


“우리 딸 힘들게 하는 놈들 생각하니까 화가 나서 잠이 안 오네. 걱정 돼서 죽겠다.”


“삼촌이 다 해줄게. 하고 싶은 거 하고, 보고 싶은 거 다 보고 와.”

"우리 새봄이 참 멋지다. 남들은 용기가 없어서 못하기도 하는데."

"우리 새봄이 멋지게 살고 있네~"

"다 누리고 와라. 즐거운 게 최고다."​


"우리 가족 지금은 다 떨어져 지내고 있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보다 대충 해도 좋으니 그냥 잘 지냈으면 좋겠어."

"내 새끼 너무너무 보고 싶다."

"갔다 와서는 할머니 집에서 일 년 있었으면 좋겠네~"


“예쁜 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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