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말 중에 하나가 '너 잘 되라고', '너를 위해 하는 말인데'로 시작되는 말들이다.
너 잘되라고 또는 너를 위해 하는 말인데로 시작하는 말치고 절대 나를 위한 말이 없고, 이런 말 하는 사람치고 나를 위한 사람 없다. 나를 위해, 나 잘되라고 어떤 말씀을 하는 분은 솔.까.말. 이 세상에 우리 부모님밖에 없고(그런 말조차 결과적으로 나를 위한 말이 아닌 경우가 있는데) 많이 양보해도 학교 선생님 정도이다. 직장의 본질은 무언가를 배우는 곳이 아니고 인간적인 소양을 기르는 곳은 더더욱 아니다.
전직장에서 만난 어떤 직책자는 누군가의 험담을 한참하다 꼭 '너를 위한 말'이란 말을 덧붙였다. 너 직장생활하기 편하고, 너 앞으로 조심할 사람 가르쳐 주려는 것이라 말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감정 배출, 그에 대한 합리화이다. 우리 서로 위해줄 만큼 친한 사이는 아니잖아요.
이런 말 듣기 싫어서 퇴사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그게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본인을 위해 하는 말을 나를 위한 말로 둔갑시켜 하는 말들은 정말로 듣기 거북하다. 그런데 회사 아닌 내 사업하면서도 저런 말을 들어야 하는 사람들은 그 속이 어떠할까.
우리집 근처에 맛집으로 소문난 동네빵집이 하나 있었다. 일주일에 딱 두번 문을 여는데, 오픈하는 요일도 자주 변경되고 오픈 시간도 그때그때 달라서 먹고 싶다해서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빵이 아니다. 하지만 단골들은 어떻게든 수소문하여 줄을 서고, 오픈한지 반나절도 안되어 그날 만든 빵은 완판된다. 나도 그집 스콘과 꾸덕꾸덕한 쿠키가 생각나서 매주 오픈날짜를 수소문하여 빵을 사러 가곤 했다.
그런데 이런 열성팬이 있는 반면에 사장님은 언제부턴가 악플과 비난 메일, 비난 메세지에 시달렸다고 한다. 힘들게 사러 갔는데 빵맛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너무 달다, 덜 달게 하고 버터도 적게 넣어라, 너무 비싸다....
사장님이 하루는 작정하고 정중하게 글을 올렸다. 오픈 날짜도 오픈 시간도 일정치 않은데 매번 찾아와서 사주시는 고객님들께 감사하지만 멀리서까지 사 먹을 빵은 아니니 소문 듣고 오시는 분들은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라, 본인은 제빵공부를 전문적으로 받았고, 다양한 빵들을 먹으며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빵을 만들고 있는데, 당연히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을 수는 없다, 달콤하고 버터맛 강한 빵을 만들고 있으니 달거나 버터맛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실망하실거다 라는 취지의 글이었다.
오죽 하면 사장이 우리집 빵 소문만큼 맛있지 않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할까. 맛 없으면 안 먹으면 되는데, 저러는 심리는 무엇일까. 어떤 사람들은 그 집 잘되라고 그러는 거란다. 고객 말을 경청해야 발전한다는데, 요식업의 대가 백종원 님이 재도약을 원하는 식당 주인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 손님들에게 물어보면 맛있다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짜다, 어떤 사람은 맵다, 어떤 사람은 싱겁다, 이런 메뉴도 해봐라, 의견이 다 달라요. 그 말 다 들으면 메뉴가 산으로 갑니다. 본인을 믿어야 됩니다.
(기억에 의존하여 정확하지 않으나 이러한 취지였던 것 같습니다.)
얼마후 사장님은 느닷없이 휴업을 선언하셨다. 계속되는 스트레스와 체력고갈로 일단 휴업을 선언하시고, 회복 후에 돌아오시기로 했다. 사장님이 휴업하신 후 빵 꽤나 한다는 집들을 아무리 찾아다녀도 그 때 그 맛을 느낄 수 없었다. 오해하지 마시라. 다른 집 빵도 충분히 맛있다. 하지만 그 집에서만 맛볼수 있던 스콘 맛과 꾸덕꾸덕한 쿠키맛이 종종 그립다.
사장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그리운 맛을 흉내내 보기로 했다.
재료 : 비스킨믹스 180그램, 우유 75미리, 말린 무화과, 체다치즈
시판 비스킷믹스를 사용했다. 물 75미리를 넣어 반죽하라지만 경험상 물 넣으라는 데에 대신 우유 넣으면 다 맛있으니까(핫초코, 미숫가루, 라면, 죽 등등) 우유 75미리를 넣어서 반죽했다.
스콘은 수제비나 칼국수처럼 매끈하게 반죽하는게 아니라 주걱으로 가루만 안보일 정도로 대충 섞어준다.
섞으며 말린무화과 2개와 체다치즈 2개를 잘게 썰어 넣어준다.
반죽이 잘 섞였으면 비닐로 덮어 냉장고에 몇시간 숙성시켜준다.
숙성된 반죽은 적당한 크기로 덜어 모양을 만들어 준다. 모양틀이 없어도 양속에 올리브유를 바르고 동그랑땡 빚듯이 빚어주면 된다.
결과는 대만족. 물론 그때 그맛과 같지는 않지만 이 정도면 사장님 돌아오실 때까지는 자급자족하는 것으로.
땅콩과 호두를 넣어도 맛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무화과와 체다치즈가 더 맛있었다.
누구나 본인 인생에서는 프로다. 그리고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인생에서 프로일수는 없다. 일을 하다보면 내 사건을 나만큼 파는 사람 없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나보다 업무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많지만 내 사건에서 만큼은 내가 최고, 내가 전문가다. 하물며 인생에 있어서 본인만큼 본인인생 생각하는 사람 있으려구. 있다면 그런 사람이야 말로 본인인생에 아마추어이니 그런 사람 말은 더 들을 가치가 없다.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한 말임을 인정한다면 세상은 좀더 살기 편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