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언제 가져야 하나요?
"아이에게 휴대폰 언제 줄 거예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부모들 사이에서 자녀에게 휴대폰을 줄지 말지에 관한 논쟁이 뜨겁다. 꼭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키즈폰을 줄지에 관해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7살 딸아이도 나에게 와서 언제 휴대폰을 줄 거냐고 넌지시 물었다. 난 휴대폰의 악영향을 줄줄 읊으면서 때가 되면 갖게 되겠지만 빨리는 주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친구를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나의 이런 단호함이 언제까지 통할지 알 수 없지만, 될 수만 있다면 난 내 자녀에게 휴대폰을 아주 늦게 최대한 늦게 주고 싶다.
주변에 보면 8살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꽤 된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는 자녀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더 자주 보게 된다. 그런데 자녀의 안전이 걱정이라면 스마트폰이 아니라, 키즈폰을 쥐어져도 대안이 될 수 있는데, 굳이 8살 아이이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이유가 궁금하다.
휴대폰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우리는 스마트폰이 아니었다. 문자나 전화는 할 수 있어도 휴대폰으로 인터넷은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불과 15년 사이에 지금은 휴대폰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됐다. 당연히 어른은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행정처리와 금융업무를 하고 있는 요즘, 스마트폰 없으면 일이 마비되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면 20세 전까지의 아이들은 왜 스마트폰이 필요할까?
제일 큰 이유가 바로 '소통'일 것이다. 요즘에는 전화나 문자를 휴대폰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소통을 위해서는 휴대폰이 필요하다. 맞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러한 소통을 위해서 꼭 스마트폰이 필요할까?
어떤 이들은 21세기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무언가를 학습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이런 학습을 얼마나 해낼지 난 잘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면, 난 20세 전에 학령기 아이들이 왜 스마트폰을 가져야 하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 학습에 인터넷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노트북을 사용하면 될 일이다. 요즘 유행하는 챗 GTP도 마찬가지다.
나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기에 아이들도 가르쳐봤고 스마트폰이 생긴 이후에 아이들도 가르쳐봤다. 그리고 기계와 친해지면서 기계와 비슷해지는 아이들을 목도했다. 사람과 멀어지고 기계와 친해지면 우리의 아이들은 행복해질까.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에 아이들도 어느 정도 기계화가 되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것인가. 솔직히 난 반대의 입장이다.
디지털 시대의 아이들의 뇌가 어떻게 되는지 강연하는 정신과 의사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여러 중독 증세를 보일 수 있다고 한다. SNS 중독, 토토와 같은 스포츠 도박 중독, 게임중독, 쇼핑 중독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러한 중독으로 정신과를 찾는 청소년들은 이미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하면 스마트폰을 단절시키기 위해서 입원도 고려한다고 했다. 이 정신과 의사는 심한 케이스만 봤겠지만, 내가 생각할 때는 대부분은 아이들은 이미 스마트폰을 통제하는 통제력을 잃었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뇌에서 조절 통제를 담당하는 전두엽이 점점 힘을 잃기 때문이다.
성인들도 심지어 노인들도 스마트폰 통제력을 잃고 있는데, 호기심 많고 무엇이든 쉽게 빠져드는 10대 청소년들이 애초에 스마트폰을 절제하면서 학습을 진행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대부분이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통제하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사실 당연한 결과다.
솔직히 나는 내 자식만 통제 잘하고 스마트폰을 되도록 늦게 주면 이 싸움이 끝날 줄 알았는데, '불안세대'라는 책을 읽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스마트폰 통제와 조절 문제는 국가와 부모가 함께 연대해서 합의점을 이끌어내야 하는 문제다.
누구는 일찍 스마트폰을 주고 누구는 늦게 스마트폰을 주지 않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사실 누군가가 빨리 스마트폰 아이에게 쥐어주는 순간, 이 싸움은 게임오버가 된다. 우리는 모두 스마트폰과 상생이 아니라, 전쟁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모두가 함께 스마트폰을 조절하고 통제해야 지금의 10대 아이들을 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교육열은 세계 1위다. 나는 이러한 학구열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여긴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학습이나 교육은 그렇게 열심을 내면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쥐어주는 스마트폰은 이렇게 관대할 수 있는지 모를 일이다. 나는 스마트폰이 무섭다. 이 작은 기계가 아이들의 삶을 어떻게 피폐하게 만드는지 눈으로 목격했기 때문이다.
나는 내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다소 불편하게 여기기를 원한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만 사용하고 웬만하면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또 아이들에게 스마트폰과 금방 친해지고 너희들의 삶을 송두리째 스마트폰에 넘기는 일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또 당부한다. 그리고 친한 부모님들에게도 말한다.
"제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빨리 주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