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나가다 길에 떨어진 약봉지를 보았다.
주울까 하다가 멈췄다.
누군가 흘려서 남들 발에 밟힌 약봉지를 줍는 사람이 어떻게 보일지가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다.
쓰레기통도 보이지 않았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그때 주워서 버리자고 생각했다.
주인이 찾아가면 더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 자리를 지나쳤다.
산책은 짧게 끝났다.
돌아오는 길에 약봉지를 찾았는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지 않았다.
찢겨 있었다.
약은 몇개사라져 있었다.
배고픈 유기견, 유기묘가 떠올랐다.
그걸 먹으면 안되는 생명들.
작은 알약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위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따라왔다.
흩어지지 않게 비닐봉지에 싸서
쓰레기통에 넣었다.
혹시라도 더 많은 손이 닿지 않도록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집에 와서야
‘진작 버릴 걸’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 말은
결국 늦게 행동한 사람이
아프게 하는 말이라는 것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