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봄 Part3

Part3. Happy birthday 봄 !

by 사부작사부작


314일간의 소회




2024년 2월 27일








시간이란 것의 성질이 참 변덕스러워 언제 흘러가나 노곤하던 찰나에 어느덧 쏜살같아져 314일이 되었습니다. 314일을 기념하며 그녀와 함께 한 시간을 기록해 봅니다.


#1. 봄이의 돌치레


태어난 지 280일이 되어 봄이가 처음으로 지독한 고열을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코감기 목감기로 인한 미열이 나는 것 같더니 밤새 39도 고열에 꼬박 시달렸습니다. 덕분에 엄마는 봄이 옆에서 뜬 눈으로 두 시간에 한 번씩 그 작고 연약한 몸을 정성스레 어루만졌습니다. 둘째 날 낮에 체온이 떨어지고 컨디션이 돌아오는 것 같더니, 또 한 번 40도까지 올라간 체온에 너무나도 놀랐습니다.


엄마의 정성에도 여전히 봄이는 시무룩하고 그렇게나 잘 먹던 밥을 쳐다도 안보더군요. 백설기 같던 몸에는 울긋불긋 두드러기가 나서 기겁을 했었지만, 이 시기에 많은 아이들이 겪는 ‘돌발진’이라는 것을 알고 다행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다행히도 지금 봄이는 매우 활기차고 건강합니다. 다시 천방지축 왈가닥 유봄으로 완전히 돌아왔습니다.


다른 아기들보다 유독 호기심이 많고 밝게 웃어주던 아이가 맥없이 허공만 바라보면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무섭기도 하고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모든 아이는 아프면서 자라는 것이 당연한데도 막상 우리 아이가 처음 겪는 아픔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허나 커다란 병이 아니고 성장을 위해 그저 지나가는 치레라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죽는 그 순간까지도 이 소중한 존재를 반드시 지켜주겠다는 알량한 다짐도 해봅니다.


앞으로 엄마아빠도 금방 익숙해지겠죠.

단지, 조금씩만 아프며 자라주길 바라며




#2. 부모의 부모


부모가 되니 부모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나의 부모님, 아내의 부모님이 걸어온 골인지점 없는 부모라는 길에 우리도 발을 내디뎠습니다. 좌충우돌하며 우여곡절을 겪을 때마다 우리 엄마는 어떻게 했을까?라고 궁금해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나 소중하고 벅찬 순간들을 함께했던 보석 같은 아이가 자란 게 결국 내가 되었다는 사실에 멋쩍게 뒤통수를 긁적이기도 합니다. (부모님께 잘해야겠습니다.)


길을 걷다 차창 속에 비치는 우리 세 가족의 빛나고 벅찬 순간과 마주할때면, 가끔씩 그 차창 속에 나의 부모님과 어린 시절의 내가 있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우리 엄마와 아빠에게도 이렇게 빛났던 순간은 있었겠지요. 그 안에서 나라는 아이의 존재는 대단히 소중했을 것이고요.


봄이를 보고 행복해 어쩔 줄 몰라하는 우리 부모님들을 보면서, 빛났던 그 순간을 잠시나마 다시 느끼게 해 드리는 것 같아 마음이 몽글해집니다.




#3. 다시, 봄


이 시간 즈음이면 뉘엿뉘엿 넘어가던 해가 이제는 조금씩 쉬어가기 시작합니다. 길어진 해만큼 새로운 계절은 다가옵니다. 굳게 올린 지퍼에 코와 입을 푹 담그고 추위에 어깨를 웅크리던 계절이 지나갑니다. 다시 봄이 오고 있습니다.


작년, 유난히 아름다웠던 봄이 사계절을 지나 다시 우리에게 찾아오는 봄기운에 벌써부터 설렙니다.


봄과 함께, 다시 설레이는 봄입니다.











360일간의 소회




2024년 4월 13일








곧 봄이의 첫 번째 생일입니다. 어느덧 봄이를 만난 지 1년이란 시간이란 흘렀습니다. 남달랐던 1년이라는 세월의 의미를 기록해 봅니다.


#1. 유봄 걷다


아내가 복직을 하면서부터 봄이가 폭풍성장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의 행동들을 하기 시작했는데, 빨간색, 주황색, 초록색, 노란색을 완전히 구분하고, 침대에 잔뜩 쌓여있는 토끼, 멍멍이, 꿀꿀이, 햇님, 오리 인형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구분합니다. 낱말카드를 바닥에 깔아 두고 개구리를 달라고 하면 정확히 들어 올리며 세상 자랑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그동안 개인기도 몇 가지 연마했는데, 안녕, 예쁜 짓, 머리어깨무릎, 배꼽, 하이파이브, 윙크를 자유자재로 구사합니다.


그럴 때마다 이것이 정녕 가능한 것인가? 혹시 우리 아이가 티비에서나 보던 영재가 아니냐는 주책스러운 설레발을 치고는 합니다.


그리고 셀 수 없는 넘어짐 끝에 어느 순간 피어오르는 봄 꽃송이처럼 모락모락 자신의 두 다리를 지탱해 일어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러더니 며칠 후에는 몸을 돌려 엄마를 향해 다섯 걸음이나 걸어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이가 비로소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의 벅참은 그동안 봄이가 우리에게 선물한 벅참 중 단연코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준만큼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봄이에게 고맙습니다.




#2. 사회생활


사회생활 3개월 차 유봄. 어린이집에서 대장이 되었습니다. 0세 반도 아닌 곳을 휘젓고 다니며 언니 오빠들의 장난감을 빼앗는다고 합니다.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또 어떤 대장 노릇을 했을까 매일 3시쯤 올라오는 어린이집 선생님의 키즈노트를 열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처음 어린이집에 보낼 당시에 아이가 가기 싫어하면 어쩌나 걱정했던 것이 괜한 것이었다는 것을 며칠도 채 안되어 깨달았습니다.


어린이집과 동시에 새로운 이모님과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3시간씩 봄이를 낯선 이에게 맡겨야 한다는 중차대한 일이었으나 이 역시도 적응을 잘 해준덕에 엄마는 걱정 없이 복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인생 1년 차의 사회생활. 생각보다 ‘참 잘했어요’




#3. 벌써 일 년


봄이를 만나기 전 1년과 이후의 1년은 많이 달라 보입니다. 점점 짧아지고 빨라져 별다른 변화 없이 흘려보냈던 1년이란 시간이 올 한 해는 꽉꽉 채워졌습니다. 세 가족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성장을 경험한 1년이었습니다. 알차기로는 인생을 통틀어 가장 알찬 1년이었습니다.


아내와 나에게 참 고생했다는 말로 지난 1년을 자축하고 싶습니다. 그토록 고생한 우리 모습에 측은한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을 보니 진귀한 고생이었지 싶습니다.


1년이란 짧은 세월이 아직까지 인생의 전부인 우리 봄이에게, 엄마 아빠가 인생의 전부가 되어 줄 수 있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첫 생일을 맞이한 우리 딸, 유 봄. 한 해 동안 건강하고 밝아주어서 너무 고맙고 사랑해.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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