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최대한 즐기기

by 봄치즈

단 이주일만 남았다. 여름학기 강의를 듣고 기말고사를 마친 게 불과 어제 같은데, 방학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난 것이다.


큰 마음을 먹고 파트타임으로 대학원을 시작하면서 매년 3학기 내리 수업을 듣다 보니, 사실 '아무것도 안 하는' 주말을 가져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매번 공부를 할 때마다 '내가 왜 이런 일을 시작해서 사서 고생을 하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번 여름학기 수업이 끝나갈 무렵부터는 그 생각이 조금 달리 됐다.


'이제 반 남았다!'


일과 병행이 힘들어 겨우겨우 한 학기에 한 과목씩만 수강하다 보니(물론 작년에는 여러 사정으로 수업을 드롭하고 쉬는 텀도 가졌지만), 정말 거북이 같은 걸음으로 이제 딱 반 온 것이다. 앞으로 일 년 반은 지금껏 온 것처럼 똑같이 가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매우 희망적인 사인이었다. 매번 그만두고 싶었던 나에게 지금의 순간은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미래였던 것이다. 그래, 여기까지 왔는데 설마 졸업을 못 할까.


다행스러운 건 여기에 '마음의 맷집'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숙제가 밀리거나 강의 이해가 안 될 때마다 조바심을 내던 예전과는 달리, '내 상황에서 이렇게 하는 것도 용하지'라며 스스로를 독려하며 웬만한 스트레스는 그냥 넘어가는 무던함을 갖게 된 것.


그럼에도 '주말에 아무 생각 없이 보내도 되는' 여름방학 기간은 그야말로 나에겐 꿀 같은 시기다. 때 마침 방학을 보내고 있는 아이와 함께 뒹굴거리며 영화를 보고 필드에 나가 넋 놓고 앉아있기도 하고. 조만간 또 시작될 가을학기를 생각하면 갑자기 피곤해지며 낮잠에 빠져들기도 했다.


역시 놀 때 시간이 제일 빨리 간다. 이제 남은 시간은 고작 이주일. 최대한 충전을 해놔야 한다. 난이도가 쉬운 수업 과목들만 골라서 들어왔기에 이제 남은 과목들은 다 어려운 것들 뿐. 머리가 안되면 체력으로라도 버텨야 한다는 각오로 내일 주말도 계획 없이 한가로이 보낼 예정이다.


때가 왔을 때 충분히 즐기자. 9월부터 또다시 천천히 나아갈 내 거북이 엔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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