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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하나 Sep 10. 2019

작업실의 로망

#2015끄트머리, 드디어 전업을 했다.


I'm the king of the world!


아마 그때의 내 기분은 영화 '타이타닉'으로 아카데미를 휩쓴 감독 제임스 카메론과 비슷했을 거다. (물론 이룬 업적은 하늘과 땅 차이지만.) 아무튼 골골대는 몸을 이끌고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보겠노라고 무던히도 애쓴 4년이었다. 그 사이 안 해본 게 없다. 스트레스를 받아 3주 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링거에만 의존하던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쓰러지던 내가 어찌어찌해서 낸 시간을 쥐어짜 이뤄낸 결과였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고백하면 내가 이룬 성취를 너무 과대평가했다. 지금에서야 그때 내가 SNS에서 남긴 글을 가끔 들춰볼 때가 있는데 나도 모르게 조용히 삭제 버튼을 누르거나 비공개 처리를 하게 되는 것이었다.


사실 그때도 전형적인 회사원과는 조금 다르게 살긴 했다. 강사로 일을 했고 그러다 보니 출퇴근 시간은 1 to 9이었다. 다행히는 나에게는 잘 맞았다. 올빼미과에 속하다 보니 차라리 늦게 일어나고 늦게 퇴근하는 편이 나았다. 게다가 다른 이들의 통근시간을 교묘하게 피할 수 있어 지옥철을 경험할 일이 없었다. 그리고 혹시라도 사정이 생기면 파트타임으로 근무 스케줄을 변경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장이 직장이 아닌 것은 아니었다. 그곳에는 또라이 질량보존 법칙에 따라 말도 섞기 싫은 상사도 있었고 말 안 통하는 클라이언트도 있었으며 말로 매를 버는 동료도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결근을 하면 다른 사람이 투입이 되어 강의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아파도 결근할 수 없었다. 한 번은 동료 한 명이 일이 생겨 두 어번 연거푸 자리를 비운 적이 있었는데 사무실 분위기가 매우 험악했다. 그 꼴을 보고서 나는 절대 빠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고 아픈 날에는 기어서라도 (약간의 과장이 섞였음을 시인한다) 출근도장을 꼬박꼬박 찍었다. 덕분에 평판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성실히 일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도 적지 않았다. 덕분에 나는 5년이라는 짧다면 짧은 직장인 시절에 부모님의 쌈짓돈을 털어 외국에 다녀온 불효를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그간 ‘언젠간 혼자 일하게 된다’ 시리즈를 사랑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프리랜서로서의 일상과 소회를 담은 이 연재분은 출판사와 계약을 통해 정식으로 5월7일 정식 출간됩니다. 아울러 연재 당시에는 담지 못했던 인터뷰도 함께 담았습니다. 혼자 일하게 될 날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또 이미 혼자 일하게 계신 분들께 공감을 글이 될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현재 북토크를 계획 중에 있으며 좋은 기회로 브런치 독자분들을 직접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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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브런치책방에도 등록할 예정입니다. 

책 ‘언젠간 혼자 일하게 된다’에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 드립니다. 그 동안 사랑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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