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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May 17. 2024

뭐라도 쓰면 무엇이라도 될 것 같아

옷을 사지 않겠다는 결심

나는 옷에 대한 욕심이 많이 없는 줄 알았다.

옷에 대한 소비도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올봄, 계절이 바뀌면서

옷장 안을 정리하는데

내가 입는 옷은 몇 벌 되지 않으면서

다양한 종류의 옷들이 걸려있었다.


게 중에는 당장 입을 것처럼 급하게 사놓고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도 있었다.


이렇게 옷이 많은데

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입을 옷이 없는지

매번 신기해하면서

시원하게 버리지는 못하고

언젠가는 입을 거라며 차곡차곡 걸어놨다.


옷이 많아진 가장 큰 이유에는

살 빼서 입고 말 거라는 순간의 다짐 때문에

버리지 못해서이기도 하고

살이 쪄버린 지금 내 몸에

맞는 옷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계절에 맞는 옷으로 바꾸면서

몇 번이고 결심을 했다.


'아낌없이 버리리라.'

'어차피 지금 몸에도 맞지 않는다.'


새로운 옷을 입기 위해서는

갖고 있는 옷을 버리고 사라고 한다.


설렘도 없고,

미련만 잔뜩 남은 옷을 갖고 있어 봤자

짐일 뿐이다.


이 사실을 잘 알지만, 실천이 안 된다.


그러다 보니 나는 지금

20대 때 입었던 옷 아직 갖고 있다.


재활용 봉투에 넣었다가 빼냈다가

넣었다가를 여러 번 반복한 끝에

나는 재활용함에 옷을 넣으면서도

구질구질하게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앞으로 남은 2024년에는

더 이상 옷을 사지 않으리라고.


하지만 홈쇼핑을 보고,

휴대폰으로 쇼핑몰을 보면서

사지 않는다고 한 뒤부터

사고 싶은 옷은 왜 이렇게 많은지!


평소 관심도 없었던 쇼핑몰까지 드나들고

거리에 나가서는 옷가게 디피 옷들과

지나가는 사람들의 패션에

자꾸만 시선이 갔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몇 번이고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취소하고

결제까지 했다가 취소한 일도 있다.


흔히 '옷이 날개'라고 한다.

좋은 옷이 그 사람의 품격과

이미지를 담아내기 때문일 것이다.


입고 있는 옷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자신보다는 남의 시선에

신경 쓰고 살고 있어서가 아닐까?


더럽지 않고,

지저분하지 않으면 깨끗하고 단정하다면

그 사람의 이미지나 품격이

옷 때문에 흔들리지는 않는다.


옛날처럼 옷을 꿰매 입고 사는 시대도 아니고

꿰매 입는다 한들

그건 옷 입는 사람의 개성이자 자유니까

굳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옷을 사고

남의 기준에 맞추어 삶을 살 필요는 없다.


'옷을 사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친환경 실천을 위해서다.


옷 한 벌이 만들어지고

시 사라지기까지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를 생각하면 죄책감이 든다.


내 작은 결심과 실천이

큰 보탬은 되지 않더라도

작은 걸음이 됐으면 한다.


올해 옷을 사지 않겠다는

결심을 실천하기 위해

오늘 흔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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