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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쓰면 무엇이라도 될 것 같아

겨울아, 나의 봄을 부탁해

by 봄봄

복수초, 동백, 매화.....

2월이면 찾아오는 봄꽃들입니다.

최근 진주 경남수목원에선 복수초가,

거제 지심도에선 동백이,

하동 섬진강 강변에선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일찍 피는 봄꽃들은

쉽게 꺾이고,

연약해 보이는 것 같지만

겨울바람과 찬 서리,

겨울비와 눈을 이겨낸 강인함을 갖고 있죠.

차디차게 얼어버린 땅 속에서

긴 어둠과 두려움, 불안 속에서

가장 고단하고, 힘든 시간을 거쳐

결국 단단하게 뿌리를 내려 피어나고 마는데요.


이 순간이 인생이나 계절에서

진짜 ‘봄’이 되는 것 같습니다.

희망 없이 기다리지 않는 사람이나

오매불망 간절하게 기다렸던 사람에게나

봄은 기필코 찾아온다고 하죠.


하지만 올 듯 말 듯 하는 봄을 보며

갈듯 말듯하며 아직 머물고 있는 겨울을 보면

지금 내 인생도 이 계절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진짜 봄이 올까?라는 의심도 하게 됩니다.


이럴 땐

인내심, 자존심, 체면을 내려놓고서라도

있는 힘껏!

내 인생의 겨울을 등 떠밀어 몰아내고 싶은데요.


그렇게는 안될 것 같으니

부탁이라도 해야겠어요.


겨울아,

제발 내가 바라는 나의 봄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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