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바람꽃
이번 한 주, 꽃샘추위가 기승이었지만
계절의 발걸음은 봄 쪽으로 조금 더 옮겨진 것 같습니다.
사흘 전, 대설특보가 내렸던
거창군 금원산 생태수목원에서도
‘너도바람꽃’이 봄소식을 전해 왔는데요.
예년보다 3주 정도 늦긴 했지만
인적 드문 그늘진, 눈 쌓인 계곡에서
용케 하얀 꽃을 피웠다고 해요.
‘너도바람꽃’은
봄바람을 몰고 온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니
개화소식이 더 반갑고요.
차가운 날씨 속에서도
따뜻한 봄바람이 조금 더 가까이 온 것 같아
설레고 두근거려집니다.
기대감 없이 살고 있었다면
새삼 이런 감정도 오랜만인데요.
즐거운 일상을 위해
봄이 오는 길목 춘분인 오늘부터
설렘과 두근거림을 저장해야겠어요.
ㅡㅡ
기상학적으로 봄의 시작일은
9일 동안 일평균 기온이 5도 이상으로 올라간 뒤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을 말한다고 해요.
이것만 놓고 보자면
아직 봄은 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감각적으로 따지는 봄도 있어요
새싹이 돋고 꽃이 피어날 때
두꺼운 외투를 벗고 가벼운 옷차림을 할 수 있을 때,
기분 상 들뜨고 설렐 때인데요.
너무 주관적이라 사람에 따라 봄의 기준이 달라집니다.
올봄도 각자 느끼기 나름이니
내 방식에 맞는 봄을 찾아야겠어요.
ㅡ 2025년 3월 20일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