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쓰면 무엇이라도 될 것 같아
라떼는 말이야
몇 해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말 중에는 ‘나 때는 말이야’를 풍자적으로 표현한 ‘라떼는 말이야’가 있다. 나는 이 말을 쓰지 않는다고 자신했는데, 절대 그렇지 않았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 앞에 있으면 습관적으로 '옛날엔', '나 때는', '그때는' 등의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고 있었다.
내로남불이라는 말처럼 내가 하는 말들은 살이 되고 뼈가 되는 말들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하지만 좀처럼 고쳐지지 않았다. 아예 침묵을 지키는 게 나을 것 같아 말을 하지 않으려는 노력도 해봤지만 헛수고였다.
나도 안다. 나의 선배들이, 나보다 나이 많은 분들이, 나보다 앞서 사신 분들이 내게도 자신들의 과거사를 자랑스럽게 말씀하셨으니까. 같은 말씀을 여러 번 반복할 때마다 수십 개의 말풍선이 달렸다. 시대가 바뀌었고, 그런 말씀들은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고 속으로 토해냈다. 그런데 그 짓을 지금 나도 하고 있으니 나 또한 낯설다.
'라떼는 말이야.' , 분명 듣기 싫은 잔소리 같은 서사다. 하지만 '라떼'를 자꾸 찾게 되는 요즘 내가 변명거리를 찾았다. 기성세대들에게 ‘나 때’는 최선을 다해 살아낸 시간이라는 것. 아무리 잔소리 같아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영광의 순간이자 사실이다.
지금 세대들에게 21세기는 내가 살아왔던 시간보다 더 힘들고 고단할지도 모른다. 그들이 나의 라떼를 모르듯 나도 그들의 시절을 알 수 없다. 하지만 라떼 선배들처럼 그렇게 또 살아내면 진심 라떼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시간이 찾아오지 않을까? 드라마 같은 전성기를 보낸 인생 선배들의 삶이 증명하고 있으니 포기보단 내가 갈 수 있는 지점까지 달려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