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확인하지 않으면 메일함은 어느새 수북이 쌓여 있다. 그 안에는 블로그 체험단 제안이 제일 많고, 기자단 활동과 관련된 메일이 두 번째,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튜브 광고 관련 메일이 제일 적다.
물론 모든 건에 오케이를 외치진 않는다. 시답지 않은 제안이 훨씬 많기 때문에. 신중을 가해 내가 답한다고 해서 모든 건이 성사되는 것도 아니다. 제안은 그쪽에서 먼저 했지만, 그 제안에 답하는 순간 나는 을이 된다. 을에겐 인내가 필요하다.
그중 유튜브 광고에 대해 말해보겠다. 이제 나도 안다. 협업 제안이 끝이 아니라는 걸. 과정은 이렇다.
1. 의뢰인(여행 영상의 경우 의뢰인은 지자체가 많은데 지자체에서 직접 연락하는 경우도 있고, 광고 대행사에 맡기는 경우도 많다)이 직접 자기네 조건에 맞는 여러 유튜버를 선별해 (단체) 메일을 보낸다. 정성스러운 내용이지만 알고 보면 이름만 바꾼 메일일 경우가 많다.
2. 그 제안 메일이나 쪽지를 보고 나는 고민을 하다 나의 포트폴리오를 제출한다. 그리고 대다수 먼저 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원하는 가격을 물어본다. 그건 내가 원하는 대로 다 주겠다는 뜻이 절대 아니다. 메일을 보낸 여러 유튜버 중 자기네와 맞는 분을 뽑겠다는 의지다. 즉 그중 가격을 아낄 수 있으면서 뽕을 뽑을 수 있는 유튜버를 뽑겠지?
3. 그럼 제안한 쪽에서 일정과 계약 조건을 확인하고 계약 후 일을 진행한다.
처음 제안이 왔을 땐 그 가격 기준이 없어 매우 혼란스러웠다. '먼저 가격을 제시해주면 안 되냐'라고 물으니 자기네와 맞는 분을 찾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답하는 회피형도 있었고, 가격 제시할 수 있을 때 다시 연락하라는 분도 있었다. 그리고 아예 답장을 안 줄 때도 많았다. 내가 고민한 사이 다른 분과 연결이 되어 일을 진행하고 있겠지. 세상에 유튜버는 차고 넘치니깐.
몇 번 광고를 찍다 보니 가격 기준도 생겼고,
상대방의 요구에 어느 정도까지 들어줘야 하는지 기준도 생겼다. 역시 기준이 필요하다. 참 신기하네. 1년 사이에 내가 이런 고민을 하고,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