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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Dec 29. 2023

혹시 저를 어떻게 아시는 거죠?


글을 쓰고 싶었다.

브런치를 시작할 땐 거창한 목표 같은 건 없었지만, 꾸준히 글을 쓰자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글을 놓았다.

꾸준히 블로그도 하고, 칼럼도 쓰지만,

브런치를 놓으면서 나는 글을 놓았다.


즉, 돈이 되지 않는 글 또는 팔로우를 늘릴 수 없는 글은 전략적으로 쓰지 않게 되었다는 것, 그건 솔직한 나의 이야기를 어느 sns에도 올리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쓸데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걸 좋아하는데

어느 순간, 그것이 수요 없는 공급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시간에 좀 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마음이 커졌다. (나는 일한 만큼 버는 프리랜서이니깐)


자연스레 브런치를 멀리했다.

그렇지 않아도 나는 이 플랫폼에, 지쳐 있던 상태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더 솔직히 말하지면 글 잘 쓰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게 나는 즐겁지 않았다. 그런 글을 볼 때마다 나는 쪼그라들었다. 내 글은 형편 없었기 때문.


글을 쓰는 데도,

남들과 경쟁하는 내가 싫었고, 그런 마음으로 비교하는 게 싫었다. 그런 마음이라면 굳이 글을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글을 놓았던..  이유의 더 솔직한 마음이다.


수요 없는 공급,

노력은 하지 않고 남들보다 더 잘 쓰고 싶은 마음.


그대신 쓰고 싶은 글이 생길 때까지,

내가 그만큼 풍성해질 때까지

글을 놓자고 생각했다.


예전처럼 질투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더 많은 글을 읽고, 더 많은 세상을 보면

언제가 나도 멋진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때까진 글을 놓자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브런치와 멀어지고

글과도 멀어졌다...



그런데.  이 글을 갑자기 쓰는 이유는 그만큼 갑자기 궁금해져서다.


우연히 브런치 앱에 들어왔고 (자꾸 브런치 알림이 자꾸 뜬다. 글 안 쓴지 너무 오래 되었다는 브런치 알림?)


그러다 문득 내 계정을 보았고..  

그리고 나를 구독한 사람이 200명이 넘는다는 것을 너무도 우연히 인지하게 되었다는 것..


왜 그 전에 몰랐지... 왜 감사함을 몰랐지...

200명이라는 큰 숫자에..


누군가에겐 작을 수 있지만

나에겐 너무도 큰 숫자다.


글로만 채운 브런치 앱에,

내 구독자가 200명이넘었다는 사실을.

방금 깨닫고..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대체..  왜 나를 구독한 것일까..

나를 혹시 어떻게 아는 것일까.


그리고..  또 그런 생각..

앞으로 나는 어떤 글을 쓰는게 좋은 것일까..

더 많이 써야 더 글을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깐 뭐라도 말이지..


그러니깐..  결론은 나는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것..



뭐 그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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