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싶었다.
브런치를 시작할 땐 거창한 목표 같은 건 없었지만, 꾸준히 글을 쓰자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글을 놓았다.
꾸준히 블로그도 하고, 칼럼도 쓰지만,
브런치를 놓으면서 나는 글을 놓았다.
즉, 돈이 되지 않는 글 또는 팔로우를 늘릴 수 없는 글은 전략적으로 쓰지 않게 되었다는 것, 그건 솔직한 나의 이야기를 어느 sns에도 올리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쓸데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걸 좋아하는데
어느 순간, 그것이 수요 없는 공급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시간에 좀 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마음이 커졌다. (나는 일한 만큼 버는 프리랜서이니깐)
자연스레 브런치를 멀리했다.
그렇지 않아도 나는 이 플랫폼에, 지쳐 있던 상태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더 솔직히 말하지면 글 잘 쓰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게 나는 즐겁지 않았다. 그런 글을 볼 때마다 나는 쪼그라들었다. 내 글은 형편 없었기 때문.
글을 쓰는 데도,
남들과 경쟁하는 내가 싫었고, 그런 마음으로 비교하는 게 싫었다. 그런 마음이라면 굳이 글을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글을 놓았던.. 이유의 더 솔직한 마음이다.
수요 없는 공급,
노력은 하지 않고 남들보다 더 잘 쓰고 싶은 마음.
그대신 쓰고 싶은 글이 생길 때까지,
내가 그만큼 풍성해질 때까지
글을 놓자고 생각했다.
예전처럼 질투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더 많은 글을 읽고, 더 많은 세상을 보면
언제가 나도 멋진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때까진 글을 놓자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브런치와 멀어지고
글과도 멀어졌다...
그런데. 이 글을 갑자기 쓰는 이유는 그만큼 갑자기 궁금해져서다.
우연히 브런치 앱에 들어왔고 (자꾸 브런치 알림이 자꾸 뜬다. 글 안 쓴지 너무 오래 되었다는 브런치 알림?)
그러다 문득 내 계정을 보았고..
그리고 나를 구독한 사람이 200명이 넘는다는 것을 너무도 우연히 인지하게 되었다는 것..
왜 그 전에 몰랐지... 왜 감사함을 몰랐지...
200명이라는 큰 숫자에..
누군가에겐 작을 수 있지만
나에겐 너무도 큰 숫자다.
글로만 채운 브런치 앱에,
내 구독자가 200명이넘었다는 사실을.
방금 깨닫고..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대체.. 왜 나를 구독한 것일까..
나를 혹시 어떻게 아는 것일까.
그리고.. 또 그런 생각..
앞으로 나는 어떤 글을 쓰는게 좋은 것일까..
더 많이 써야 더 글을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깐 뭐라도 말이지..
그러니깐.. 결론은 나는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것..
뭐 그런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