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바디세이> 매거진을 충동적으로 삭제했다가 다시 만들었다. 그 덕에 전에 써뒀던 글들이 전부 지워졌다. 바보같다. 어쨌든, 지우자마자 다시 만들었다는 건 아직도 이걸 써볼 미련이 가득하다는 거겠지. 앞으로 몸을 움직이기만 해도 여기에 뭔가를 써봐야겠다. 완성된 글을 쓰려하지 말고 과정을 차곡차곡 쌓아간다는 기분으로.
최근 헬스장 회원권을 구매했다. 무려 18개월짜리로. 여기에는 '한국에서 잘 살아보고 싶다'는 의욕이 반영되어 있다. 적어도 18개월은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는 뜻이다. 당장 한 달 뒤에 내가 어디 있을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살아왔던 지난 날과 사뭇 다르다. 한국에 있어보고 싶다고 말하니 친구가 물었다.
"30년 넘게 있었는데도?"
그렇다. 30년 넘게 있었어도 또 있어보고 싶다. 매순간이 도전이다. 내가 한국에서 살지 못하는 인간이라면 결국엔 바깥으로 떠날테니, 지금은 붙어있으려는 노력을 해보고 싶다.
헬스장 후보로 세 군데가 있었다. A는 정말 엎어지면 코닿는 거리에 있어서, '헬스장은 무조건 가까운 곳'이라는 나의 원칙에 가장 부합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GX가 없었다. GX가 필요한가? 곰곰이 고민해봤는데, 있어야 할 것 같았다. 18개월동안 웨이트와 유산소만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웨이트가 지루하면 줌바를 추고, 요가수업을 들어야 한다. 기구만 놓여진 헬스장은 중도하차의 위험이 있다.
B는 꽤 다양한 GX수업이 갖춰져 있고, 거리 역시 가까운 편이었다. 가격이 세군데 중 가장 비쌌는데, 사전 상담 과정에서 굉장히 불성실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가고 싶지가 않았다.
C는 셋 중 가장 멀리 위치해있다. GX도 B보다는 다양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었고, 운동복을 제공해준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운동복 챙기는 것도 은근히 귀찮은 일이니까. 거리 때문에 정말 고민을 많이 했는데...걸어서 20분 거리를 매일 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수없이 했다. 일단 '하루에 20분도 못 걸으면 답이 없다'라고 결론을 내긴 했는데 내가 원래 좀 답이 없는 인간이라서...잘 다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