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가장 모르는 나

by 사색의 시간

30. 당신을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당신이 당신답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당신다움에 대해 정의해주세요.


자신을 아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저는 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알만하면 바뀌고 알만하면 바뀌고. 일단 일관성이 없는 인간이란 건 알겠네요. 불안도도 높습니다.


내가 나답다고 느끼는 순간은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보단 혼자 있을 때예요. 아닌가. 대화를 하면서 서로 더욱 외로워지고 갈등이 고조되는 순간에도 '아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알게 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요즘 넷플릭스에서 <사랑하는 작고 예쁜 것들>을 보고 있어요. 발레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려낸 드라마인데 중간 중간 나체씬이나 베드씬이 너무 많....

여튼 어제도 봤는데, 여자 아이가 혼자 춤을 추는 장면에서 이런 대사가 나오더라고요.


결국 모든 독무는 믿음의 도약이야
안무나 연출, 관객의 인정을 믿으란 얘기가 아냐
자신을 믿어
내 몸이 동작 하나하나를 잘 안다고 믿어야 해
머릿속은 새햐얘져도 근육이 다 기억한다고
일단 스포트라이트 속으로 그 도약을 하면....
무사히 착지할 만큼 강인해져 있을 거야


이 대사가 와닿은 이유는, 아마도 불완전한 도약을 할 때 내가 나답다고 느끼기 때문 아닐까요. 무사히 착지할 지 알 수 없지만.


사실 요즘 괴로운 이유는 불완전한 도약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아주 편안하게 널부러져서 지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마음이 너무 불편합니다. 도약을 해야 하는데 말이죠. 근데 또 도약을 하려고 일어나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이게 무사히 착지할 수 있긴 한 건지 전혀 모르겠고요. 총체적 난국.


저는 아직 나다움을 잘 모르겠어요. 그걸 찾아가는 과정 위에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 대사처럼, 자신을 믿고, 내 몸이 다 안다고 믿고 도약할 때, 조금씩 알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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