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review moments

글을 쓰고 싶다면

브렌다 유랜드 지음

by 사색의 시간

최근 야금야금 독서를 즐기는 중이다. 도서관까지 가지 않아도 원하는 책을 가까운 곳에서 배달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중이기 때문이다. 엊그제 알람 문자를 받고 '느긋하게 수령하러 가면 되겠거니' 했는데, 오늘 오전까지가 기한이라는 걸 확인했다. 벌써 패널티 2점이다. 알람을 받으면 지체없이 수령하러 가야겠다.



브렌다 유랜드의 <글을 쓰고 싶다면>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계속 말한다. '글을 쓰려면 자유로워져라, 눈치보지 마라, 느긋해져라, 책상 앞에서 게을러지는 걸 두려워하지 마라'! 그래서 책의 후반부 정도까지 읽으면 "아아! 알았다고! 자유로워질게! 눈차도 안보고, 느긋해지고, 책상 앞에서 게으름도 많이 부릴게!" 하고 항복하고 싶은 심정마저 든다.


책 전체에 걸쳐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매우매우 뚜렷하기 때문에, 책을 덮고 나도 그 메시지는 확실히 머릿 속에 남는다. 그래, 난 좋은 사람이고, 재능도 있고, 이야깃 거리도 가지구 있다구! 하고 책상에 앉아보게 된다.


같은 메시지가 반복되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것은 어렵다. 지루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 관해 글을 쓰는 이유는이 문장 때문이다.


일관되려고 노력하지 말라.
오늘 당신에게 진실인 것이 내일은 전혀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은 더 나은 진실을 알게 될 터이니까.

나는 내가 일관성이라곤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 때문에 오랫동안 고민하고 괴로워했다. 누구든 내게 '넌 일관성이라곤 전혀 없어!'라고 하면 그건 욕이었지 결코 칭찬은 아니었다. 그래서 '일관성'이라는 낱말을 들을 때마다 불에 덴 듯이 쓰렸다. 이 상처를 처치할 도구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이 화상을 저자가 살포시 감싸주었다. 일관성에 관하여 언제나 비난당하기만 했던 나에게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이 문장에 감동 받아서 나는 책장을 펼쳐놓은 채 멍하니 바라보면서 한동안 앉아 있었다.


'나는 변덕쟁이인 게 아니라, 사실은 더 나은 진실을 알아가는 중이었던 걸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 것이다.


저자는 또 다시 당신은 재능이 있다느니, 글을 쓰려면 책상 앞에서 두어시간 게으름은 기본이라느니, 그러니까 게을러지거나 아무것도 쓰지 못하게 되거나 형편 없는 글을 쓰게 될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느니 하는 소리를 한다.


그리고 마무리에 한번 더 쐐기를 박는다.


<일관성이란 다만 세상에 대한 공포일 뿐이다>


사실 이 문장을 확실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세상이 무서워서 가던 길을 계속 간다는 걸까? 어쨌든 일관성이라는 애를 안좋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충분히 위안이 되었다.

이 책 덕분에 일관성이라는 무거운 쇳덩이 같던 주제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완전히 홀가분해진 것은 아니지만, 한결 가벼워졌으니 뭐라도 써볼 수 있지 않을까. 뭔가를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자신은 성공한 거라고, 저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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