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review moments

거리를 두어라

감정 다스리기를 위한 글쓰기 2

by 사색의 시간

오늘 되게 춥다. 3월 말인데. 가고 싶은 전시를 갈까 말까 고민하는 것으로 오전 시간을 보냈다. 4월 말까지 하니까 그때 가기로 결심했다. 그때쯤이면 코로나도 잠잠해져 있기를.


2장에서는 감정을 '줌 아웃' 하는 기술을 알려준다. 하지만 이런 걸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게 되면 내가 이런 책을 사지도 않았겠죠...하는 것 뿐이다. (한숨)


어쨌든 이 장에서 강조하는 두 가지 원칙은

-시간이 정서를 변화시킨다는 것

-관점이 정서를 변화시킨다는 것

그리하여 실습 과제는 '다른 시간과 다른 개인적인 관점에서 글쓰기' 이다.


예전에 써둔 일기를 읽으며 예전의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다.

'저널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언제든지 읽히기에 가장 좋을 때까지 기다려준다는 것이다.'

라는 문장에는 동의하지 못했다. 나는 그것들을 다 버렸으니까. 읽을 수 없다.


이 장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좋은 기억을 쓰는 것'이다. 나는 '행복할 때는 글을 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행복할 때는 행복을 즐기면 되지 글을 쓸 필요가 없지 않나? 그렇게 생각해왔다.

때문에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는다는 것은 외롭다는 증거였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신호였다. 그래서 내게 글쓰기가 그렇게 버거웠던 걸까. (핑계 찾기)


본문을 조금 더 옮겨본다.


'매번 긍정적인 감정을 서술할 때마다 자신에게는 부정적인 감정만 생긴다는 생각에 반박할 근거를 얻게 된다. 좋은 경험을 쓰는 것은 이런 근거를 강화해준다.'


'좋은 기억이 아주 평범한 환경에서 발생한 것이었을 때 기억하기가 더 쉽고 그 좋은 감정이 다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쉽게 가질 수 있다.'


'저널은 특별한 순간에 자신이 모습을 담은 것으로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그때의 관점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준다.'


앞으로는 행복을 기록하는 것도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미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적는 것도 그 일환이지 않을까.


2장의 실습과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늘 내가 스스로를 어떻게 여기는지 쓰고, 다음날 내가 스스로를 어떻게 여기는지 쓰고, 3개월 후, 1년 후, 10년 후, 이렇게 계속 스스로가 여기는 스스로를 쓰고 그 관점의 변화를 추적해나가는 거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정서적인 관점'을 들여다보는 실습이다.


어제 나는 스스로에 대해 이렇게 기록해두었다.

<글을 쓰지 않는 게으름뱅이. 회피자. 겁쟁이. 스스로를 발전시키려고 무지 애를 쓰고 있다. 명상과 기록을 한다. 그런 점에서는 멋지지만, 결국 내가 뚫고 나가야 할 곳은 글쓰기의 영역인데 글쓰기에 발을 들이는 것을 자꾸 망설이고 있다. 그 점이 못마땅하다.>


아까 내셔널지오그래피 채널에서 야생 고양이 영상을 보았다. 그 고양이는 다른 동물이 파놓은 구덩이를 종종 빌리곤 했는데, 구덩이를 팔 능력과 힘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덩이를 팔 능력과 힘이 없다고해서 그 고양이가 모자라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냥 그 고양이는 구덩이를 파는 능력이 부족한 습성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다른 동물이 파놓은 구덩이를 빌리며 사는 거다. 그건 그냥 그 고양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왜 나에게는 내가 부족한 것들을 일일이 꼬집어 스스로를 못살게 굴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내친 김에 오늘 기록을 남기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 하겠다.


<글을 쓰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래서 종종 글을 쓰기도 한다. 글을 쓰는 때는 극히 짧지만 그 외의 시간들도 글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나는 그냥 이런 사람이다. 이것이 못마땅하고 말고 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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