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다스리기를 위한 글쓰기 7 - 회복과 수용
[이 장은 정서 조절의 보이지 않는 한계에 관한 내용이다.]
첫 문장부터 기대하게 만든다. 그동안 머리말부터, 1-6장의 곳곳에서, '7장에서 배울 것이다'라는 문장을 볼 때마다 얼마나 기대에 찼던가. 뭘 배우나 했더니 '재편성'이라고 한다. 다행히 여기서는 '재편성'의 원단어가 나온다. 'regrouping'이라고 한다.
이것은 정서 조절에서 퇴보나 실패 혹은 좌절을 경험한 후에 재도전해 볼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행하게도 실패와 좌절은 결코 완전하게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재편성 기술이 필수적이다.
역시 팩폭한 번 날려주고 시작하시는 저자님...이제 남은 7,8장에서는 그동안 배운 정서 조절 기술을 '최적의 상태'로 조정하는 걸 배운다고 한다. 키워드로 정리하자면 '회복'과 '수용'이다. 정서 조절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신의 노력과 수고의 진가를 인정할 때 훨씬 수월해진다고 하는데...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려니 또 우울해지려고 한다. 괜찮다. 노력과 수고의 진가도 인정하면 되니까.
기상학자는 맑은 날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 그들은 어떻게 기후 요소가 서로 결합되는지 연구하고 주된 조건을 평하가여 그 날씨에는 어떤 옷을 입을지, 심각한 교통체증 시간이 언제일지를 조언하는 일을 한다. 정서적으로도 역시 같은 방식으로 적응해야만 한다. 그 상황을 연구하고 관찰하여 자신이 적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나는 원래부터 나였는데 나라는 인간에게 적응해야 하다니. 신기하다. 그걸 모르고 살아왔다니 그것도 신기하다. 나는 왜 나라는 인간을 당연히 아는 것처럼 살아왔을까. 잘 알지도 못하면서.
'회복'이라는 의미는 정서적으로 압도당한 경험의 고통에서 벗어나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한다. (...) 회복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첫째, 과정을 인식하는 것, 둘째,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확고히 하는 것, 셋째, 자신을 진정시키는 것이다.
첫째와 둘째는 잘 모르겠다. 상황에 따라 잘 안되기도 하고 흔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셋째는 종종 한다. 괜찮아 괜찮아. 나를 다독인다.
첫번째 과제는 '회복 일정카드' 만들기인데 재밌어 보이니 바로 해보도록 하겠다.
1. 감정을 휘말리게 하는 것을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과거의 기억
2. 균형 잡힌 관점을 지탱하도록 도와줄 단어에 관하여 지금 현재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호흡에 집중
3. 자신감을 되찾고 평안을 가져다줄 단어에 관하여 지금 현재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삶은 오직 이 순간 뿐이다.
떠오르는 대로 썼는데 세 가지가 다 연계되어 있다. '지금 이 순간에 깨어있기'.
그리고 정서적인 균형을 가장 자주 깨뜨리곤 하는 문제에 관하여 카드를 몇 개 더 만든다. 나는 하나만 만들어보겠다.
나의 두려움에 관하여 : 두려움은 실체가 있는 듯 실감나게 다가오지만 뜯어보면 딱히 실체가 없다. 그것을 잘게 쪼개다보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두려움이 닥쳐올 때 내가 해야 할 일은 그것을 잘 들여다보고 쪼개보는 일이며 쪼개고 남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혹시 그것이 하기 싫다면 밖에 나가 달리기를 하거나, 생각나는 대로 마음껏 글을 쓰거나, 그것도 싫다면 카페에 가서 맛있는 주스 한 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자.
그리고 이런 걸 냉장고에 붙여두거나 철 지난 옷의 주머니에 넣어둔다고 한다. 갑자기 눈에 띈 카드가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게 상기시킨다고 한다. '예기치 않은 강화'를 도모하려는 속셈이다.
수용은 모든 정서 조절 기술을 하나로 묶어 주는 접착제다. 만약 정서 조절에서 자기 능력의 한계를 인정한다면 자신의 정서를 수용할 수 있다. 만약 자신의 정서를 수용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수용할 수 있고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작동한다.
내가 '자기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길 두려워하는 이유는 스스로를 마주보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니가 뭐 괴물이라도 되는 줄 아나본데 걍 사람이란다) 자신을 비하하여 능력보다 낮게, 혹은 허영을 가득 담아 능력보다 높게. 그런 식으로 한계를 낮거나 높게 설정할 것 같다. 딱 내가 가진 능력만큼 정확히 한계선을 긋는 일이 내게는 이토록 어려운 일이구나 느꼈다.
다음 과제는 '내가 바라지 않는 것은-'으로 시작하는 글을 한 편 쓰는 것이다. 이것을 읽는 분들께서는 한 번 써보시기 바란다. 나는 패스하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제는 거의 건너뛰긴 했지만) 정서를 다루는 기술에 대해 몇 가지 배워보았다. 그간 변화가 있었냐면, 있었다. 2장 '거리를 두어라'가 내겐 가장 유용했던 것 같다. 어떤 정서가 나타나 그것으로 괴로워 질 때면 몇 미터 앞에 서 있는 나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지금 나를 돌아보게 한다. 바깥에서 보는 나는 그리 괴로워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바깥에서 지켜보다보면, 내가 휘둘리고 있는 이 정서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가 있었다.
이제 마지막 장을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