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만약 삶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면 꼭 해야 할 다섯 가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1. 바다 가기
바다에 가고 싶어요. 몰디브. 지중해. 동남아의 어느 해안. 예쁜 바다들을 여행하고 싶습니다. 석양이 빛나는 바다를 바라보며 '내가 곧 돌아갈 곳이구나' 하겠지요.
2. 작품 완성하기
죽기 전에 하나 정도 완성하고 가야죠.
3. 사실 다섯 가지 까지는 없는데...죽기 전이라고 딱히 뭘 하진 않을 것 같아서요. 명상하고, 운동하고, 글쓰고. 햇살을 쬐고. 그런 일상적이고 조용한 나날을 보내다 갈 것 같아요. 바다를 보러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바쁠 것 같기도 하고요.
4. 주변 정리
내가 가진 것들, 나와 이어져 있던 관계들에게 인사를 할 것 같아요.
나 자신에게도 그동안 수고했다고 편지를 써줄래요.
가족에겐 알리지 않을 거예요. 그 사람들은 내가 알리지 않아도 알게 될 거니까.
5. 봉사활동
만약 죽기 전에 뭔가를 하라고 하라면 봉사활동을 하러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는 동안은 나를 살리기에만 정신 없었으니...죽을 때가 되어서야 남에게 베푸러 가나 봅니다.
매일 질문에 답하면서 느끼는 게, 제가 뭔가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게 그다지 많지 않다는 거예요. 죽기 전이든, 내년의 계획이든, 떠오르는 게 없더라고요. 그냥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인 거구나. 그걸 받아들이고 스스로에게 여유를 허락하면 좋겠어요. 저는 생각 없이 살고 있고, 앞으로 더 그럴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야 뭐라 할 수 있겠지만 스스로 그걸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돌아보면 전 늘 그렇게 살아왔거든요.
"계속 그렇게 산다면 당신은 좋은 글을 쓰지 못할거야."
어제는 그런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도 바꿀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뭐. 그런가봅니다. 좋은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 나는 이렇게 유연하지 못하구나. 어제 새삼 알게 되었어요. 유연하지 못하고 좋은 글을 쓰지 못하더라도 저는 제 편이 되어주려고요. 죽기 전에 내가 할 일이 있다면 이거네요. 끝까지 내 편이 되어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