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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녀 Apr 17. 2023

나의 만병통치약

연애관찰기 41

2주 동안 못봤다고 징징댔더니

이번 주는 두 번이나 봤다 하하

그와 떨어져있을 때

막 울고 감정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는데

만나니까 안정을 되찾았다


"안 아파?"

"자기 보니까 안 아파."

"내가 약이네?"

"말했잖아. 자기가 내 만병통치약이라고."


금요일엔 그가 내 동네로 왔고

일요일엔 내가 그의 동네로 갔다

그가 월요병이 심해서 간 것인데

생각보다 길게 보게돼서

그가 일요일에 해야하는 일을

못한 것 같아 신경쓰였다.

그치만 그가 일보다 내가 먼저랬으니까!

그래도 돼!


금요일에는 조금 깊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연상이 처음이고

그동안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연하를 만나왔다.

(26,30. 구체적으로 나이도 말해줌.

이런건 왜 말해주는 거지 열받게 하하)


그래서 나를 만나면서

그간 느껴보지 못했던 성숙함을ㅋㅋㅋ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고

같은 루틴으로 사는 사람을

처음 만나본다고.

(그럼 그게 쉬운 게 아니라구!)

그게 새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그는 부지런한 사람을 좋아하니까.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넘 좋았다.

그리구 일요일엔 공원도 걷고 카페도 갔다.

그와 카페 가보는 게 처음이었다.

도대체 그동안 머선 데이트를 한겁니까...^^



이거 포장했는데 깜빡하고 놔두고 옴 ㅠ



카페에서도 그와 대화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솔직히

'아 카페갔는데 할말 없어서 조용하면 어쩌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만의 걱정이었다.

그는 굉장히 능숙하게 대화를 끌어내고 진행했다.


"자기는 영감을 어디서 얻어? 난 내 경험에서.

그리고 책읽고 전시가고 그런것들이

나도 모르게 내 안에서 조합되기도 하거든.

그게 영감이 되는 것 같아."


그의 그런 면모가 너무 섹시한 거 같다...

뇌섹남이다.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얘길 마니해줬다.

이럴 땐 전혀 연하같지 않다.


"내가 자기한테 이런 얘길 하는 건

자기가 되게 생각이 열려있고 열정이 있기 때문이야."


그렇다.

나는 생각이 열려있고 열정이 있다.

근데 아직 방향을 못 찾아서 방황 중이다.

그는 그런 내 모습이 답답하고 재능낭비라고 했다.

나도 안다고...

내가 제일 답답하다고...


그는 언어로는 애정표현은 거의 하지 않는 것 같다.

그의 애정을 느끼는 건...

그가 마구 뽀뽀를 퍼부을 때?


언어로 해달라고 하는 게 좋을까 싶다가도

언어로 꺼내지 않는 그의 마음을

나도 알 것 같아서

아직 별 말은 안하고 있다.


그가 나를 보러오고

일요일의 업무를 포기하면서

나와 같이 있어주는 것.

그걸로 충분히 표현이 되고 있달까.

그리고 뽀뽀도.


여튼 이번 주는 그를 두 번이나 봐서 좋았다.

볼 때마다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되고 빠져든다.

그의 부드러운 면모와 뜨거운 면모.

아, 내가 말을 좀 부드럽게 해달라고 했더니

바로 부드러워졌다.

아니 할 수 있으면서 왜 안했냐고요...

바로 바꿔줘서 감동이었다.


그와 함께했던 시간은 한 순간도 까먹고 싶지 않다.

그러다보니 관찰기가 길어졌는데

그래도 담지 못한 순간들이 많다.


그가 자기 살쪘나고 물어볼 때마다

너무 귀엽다.

안 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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