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동안 못봤다고 징징댔더니
이번 주는 두 번이나 봤다 하하
그와 떨어져있을 때
막 울고 감정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는데
만나니까 안정을 되찾았다
"안 아파?"
"자기 보니까 안 아파."
"내가 약이네?"
"말했잖아. 자기가 내 만병통치약이라고."
금요일엔 그가 내 동네로 왔고
일요일엔 내가 그의 동네로 갔다
그가 월요병이 심해서 간 것인데
생각보다 길게 보게돼서
그가 일요일에 해야하는 일을
못한 것 같아 신경쓰였다.
그치만 그가 일보다 내가 먼저랬으니까!
그래도 돼!
금요일에는 조금 깊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연상이 처음이고
그동안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연하를 만나왔다.
(26,30. 구체적으로 나이도 말해줌.
이런건 왜 말해주는 거지 열받게 하하)
그래서 나를 만나면서
그간 느껴보지 못했던 성숙함을ㅋㅋㅋ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고
같은 루틴으로 사는 사람을
처음 만나본다고.
(그럼 그게 쉬운 게 아니라구!)
그게 새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그는 부지런한 사람을 좋아하니까.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넘 좋았다.
그리구 일요일엔 공원도 걷고 카페도 갔다.
그와 카페 가보는 게 처음이었다.
도대체 그동안 머선 데이트를 한겁니까...^^
이거 포장했는데 깜빡하고 놔두고 옴 ㅠ
카페에서도 그와 대화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솔직히
'아 카페갔는데 할말 없어서 조용하면 어쩌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만의 걱정이었다.
그는 굉장히 능숙하게 대화를 끌어내고 진행했다.
"자기는 영감을 어디서 얻어? 난 내 경험에서.
그리고 책읽고 전시가고 그런것들이
나도 모르게 내 안에서 조합되기도 하거든.
그게 영감이 되는 것 같아."
그의 그런 면모가 너무 섹시한 거 같다...
뇌섹남이다.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얘길 마니해줬다.
이럴 땐 전혀 연하같지 않다.
"내가 자기한테 이런 얘길 하는 건
자기가 되게 생각이 열려있고 열정이 있기 때문이야."
그렇다.
나는 생각이 열려있고 열정이 있다.
근데 아직 방향을 못 찾아서 방황 중이다.
그는 그런 내 모습이 답답하고 재능낭비라고 했다.
나도 안다고...
내가 제일 답답하다고...
그는 언어로는 애정표현은 거의 하지 않는 것 같다.
그의 애정을 느끼는 건...
그가 마구 뽀뽀를 퍼부을 때?
언어로 해달라고 하는 게 좋을까 싶다가도
언어로 꺼내지 않는 그의 마음을
나도 알 것 같아서
아직 별 말은 안하고 있다.
그가 나를 보러오고
일요일의 업무를 포기하면서
나와 같이 있어주는 것.
그걸로 충분히 표현이 되고 있달까.
그리고 뽀뽀도.
여튼 이번 주는 그를 두 번이나 봐서 좋았다.
볼 때마다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되고 빠져든다.
그의 부드러운 면모와 뜨거운 면모.
아, 내가 말을 좀 부드럽게 해달라고 했더니
바로 부드러워졌다.
아니 할 수 있으면서 왜 안했냐고요...
바로 바꿔줘서 감동이었다.
그와 함께했던 시간은 한 순간도 까먹고 싶지 않다.
그러다보니 관찰기가 길어졌는데
그래도 담지 못한 순간들이 많다.
그가 자기 살쪘나고 물어볼 때마다
너무 귀엽다.
안 쪘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