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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는 이유로 ······.

by 김봄

우리의 집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다. 태양은 엄청난 열기와 빛을 방출하며 지구라는 행성에 생명을 탄생시킨 항성이다. 태양은 어떻게 오랜 기간 계속해서 빛날 수 있는지 모르던 시절 태양은 신으로 묘사되었으며 대부분의 문명에서 태양신이 등장한다. 우리가 매일 보는 태양은 중심부에서 수소 원자핵들이 거대한 중력에 이기지 못하고 헬륨 원자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질량 손실이 발생하고 손실된 질량은 에너지가 되어 빛과 열의 형태로 변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태양의 중심부의 빛은 태양의 표면에 도달하여 밖으로 탈출하기까지 10,00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태양이 큰 것도 맞지만 내부에는 중력으로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짓눌려져 있어서 빛의 방해물이 되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사실 태양은 우주 스케일에서는 작은 항성이다. 태양의 수명이 끝나갈 때 수소가 고갈되어 헬륨이 탄소와 산소로 바뀔 수 있으나 인류가 먼저 멸종할 가능성이 크다. 즉 태양을 구성하는 물질은 수소와 헬륨이다. 하지만 이는 상식을 벗어났기 때문에 바로 받아들여지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이 발견은 인류가 우주를 이해하는데 커다란 도약이었고 이를 발견한 세실리아 헬레나 페인가포슈킨(Cecilia Helena Payne-Gaposchkin)이 박사학위 논문으로 남겼다. 하지만 헨리 노리스 러셀(Henry Norris Russell)은 세실리아의 주장이 틀리지는 않았지만 말이 되지 않기에 논문에 "실험 결과는 이렇지만 말이 되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추가해야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러셀도 세실리아의 논문이 옳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녀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비유하자면 블랙홀 내부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주장한다면 그 내용과 관계없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심지어 그라바스타라는 특별한 블랙홀도 이론상 가능하지만 관측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심지어 블랙홀이 실제로 존재하는 천체인지도 수십 년의 시간이 걸렸다.


세실리아는 항성의 주 성분이 수소와 헬륨이라는 연구 결과로 남성들의 주류였던 이공계 분야에 여성들도 주류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었다. 이제 인류는 연금술을 하지 않는다. 금을 가지기 위해 수천 년간 연금술을 시도하였지만 태양조차도 금은 만들 수 없다. 태양보다 몇 배는 큰 항성이 중성자별로 변하고 중성자별들이 충돌할 때 정도의 충격이 있어야 금이 만들어진다. 연금술의 시대가 끝나고 천문학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어린 시절 위인전 모음집에는 에디슨, 유관순 등의 여러 인물들이 나오지만 과학 분야의 위인전에는 남성들이 대부분으로 우리가 알아야 할 위인들을 모르고 에디슨만 기억한다. 에디슨도 대단한 업적을 남겼지만 전구는 나조차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난 이제 알고 싶다. 소피 제르맹은 소수(Prime number) 관련 알고리즘을 8년이 넘게 공부했지만 우연히 발견한 수학자이고,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이화여대에서 강연할 자료를 만들면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세실리아 역시 마찬가지다.


소수에 관심이 많고 오랜 시간 공부했지만 난 소피 제르맹을 몰랐다.

프로그래머이지만 에이다 러브레이스를 몰랐다.

이공계이지만 세실리아를 몰랐다.


수치스러우면서 내가 모르는 위인들이 얼마나 많이 있을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위대한 여성들에 선정되지 않은 소피 제르맹처럼 숨겨진 위인은 정말로 찾기 힘들다. 위대한 남성은 이미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위대한 여성은 대부분 모른다.
























세실리아 헬레나 페인가포슈킨(Cecilia Helena Payne-Gaposchkin)

(1900.5.10 ~ 1979.12.7)


1700년대의 Queen: 마리소피 제르맹

1800년대의 Queen: 에이다 러브레이스

1900년대의 Queen: 세실리아 헬레나 페인가포슈킨



발행: 2025.07.31

저자: 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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