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가 아니어도 괜찮아

즐기는 아마추어

by 김봄

쓰레기 데이터


ChatGPT가 등장하고 AI분야는 LLM(Large Language Model)이 인기를 끌었고 Vision 분야는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술을 악용하는 사례가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저작권 침해는 물론이며 성적인 요소가 포함된 이미지나 가짜 뉴스를 만드는 등 너무나 많은 문제가 있고 이렇게 AI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는 통상적으로 수요가 크지 않다. 사람들이 이미지검색을 사용하는 이유는 검색한 키워드의 이미지를 확인하려는 목적인데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많이 노출된다면 이유를 따질 필요도 없이 검색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5년 동안 이미지검색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한 나에게는 그저 헛웃음만 나오는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AI로 만드는 이미지는 카톡프사, 유튜브썸네일정도이지만 악의적인 목적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진짜 이미지"와 "가짜 이미지"를 구분하는 게 최선이지만 AI의 이미지 생성 기술이 너무 빨라서 이제는 사람인 나조차도 구분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심지어 여기서 끝나지 않고 이제 AI가 동영상도 그럴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여대생"을 검색했을 때 노출은 없지만 Instagram과 같은 플랫폼의 사진이 나오면 "남대생"은 수위가 없는데 왜 "여대생"은 수위가 있냐면서 CS가 들어온다. 이제 여대생을 검색하면 차렷자세인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환경에서 AI로 만든 이미지들이 노출된다면 어떻게 될지 뻔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SNS를 통해 관련 내용이 퍼지며 뉴스 기사까지 뜬다.


어디 한번 해봐


난 이미지검색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구글에서······.) 디자인 에셋들을 검색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AI 이미지가 보이면 불쾌감부터 느껴진다. 나만 그런 것이라면 PTSD일 수 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느껴진 건 이미 막기엔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저작권 문제는 물론이며 기술을 도둑질당하는 기분이다. AI는 악용되는 것이 무서운 점이지 초지능을 가진 AI가 인류를 정복하는 SF적인 스토리는 가까운 미래까지는 불가능하다. 내가 개발자로 지금까지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단순하게 내가 AI보다 프로그래밍을 더 정확하고 명료하게 잘하기 때문이다. AI는 학습 데이터를 통해 모방하는 게 전부이기 때문에 혁신적인 기술은 인간의 몫이다.


나는 AI가 질의를 처리하는 데 사용하는 Tokenizer를 Google, Baidu, Microsoft 등의 회사에서 개발한 것보다 10배가 넘게 빠르게 동작하는 코드를 구현하였지만 AI는 내 코드를 통해 나의 기술을 도둑질하듯이 가져가서 사용한다. 아래 자료들이 내가 개발한 창시자임을 증명해 주지만 그저 그뿐이다.


- FlashTokenizer

- NAVER D2 발표 영상


우리는 "진짜"와 "가짜"를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교차검증은 물론이며 출처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AI를 악용하는 사람들의 좋은 먹잇감이 될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AI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당연한 이야기를 그럴싸하게 말하는데 AI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AI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 브런치의 작가들은 AI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로 안심해도 괜찮다. AI는 에세이나 소설을 이미 쓸 수 있지만 그걸 읽는 사람은 없다. 나 역시 사람이 쓴 글을 읽고 싶으며 출처도 불분명하며 거짓 정보일 수 있는 AI를 믿지 않는다.


좋아졌을까? 좋아졌을 리가 없지


AI를 이용해 학습을 하려는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넘쳐난다. 프로그래밍을 AI를 통해 배울 수 있지만 그건 학습이 아니라 모방이다. 체스와 같은 게임도 AI를 통해서 배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컴퓨터는 사람과 다른 방식으로 체스를 하기 때문에 절대로 따라 할 수 없고 디자인과 같은 예술 분야는 논할 가치도 없다. 이 때문에 나는 글을 쓰기로 했다. "가짜"가 넘처나는 세상에서 "진짜"를 남기고 싶었다.


그렇지만 AI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미 자신의 분야에서 프로이자 밑바탕이 탄탄하게 다져진 사람으로 AI를 도구처럼 이용해 자신의 역량을 확장시킨다. 개발자 취직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개발자가 넘쳐나서가 아니라 오히려 부족한데도 말이다. 단언컨대 기초가 부족하며 AI에 의존하여 그걸 공부라고 착각한 대학생인 그들의 오판이다. 그렇지 않은 기초가 잘 다져진 신입은 매년 잘 들어오고 있다.


아마추어니까 괜찮아


난 "이미지"에 진심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컴퓨터비전과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남은 건 "사진 촬영"이다. 약 1년 전 Sony의 A7C2 카메라 바디와 2470GM2 렌즈를 구매하여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다. 이는 1.2KG지만 짐벌과 기타 장비들은 백팩하나를 다 채운다. 당연히 일상적으로 들고 다니기엔 무리가 있었고 힘들어서 카메라를 처분하였다. 그렇게 힘들어서 포기한 나의 눈에 들어온 MensaKorea의 포토컵 대회가 나를 자극했다. 대회의 주제는 ENIGMA in CHAOS로 스마트폰으로 3장의 사진을 찍어서 제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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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sa Korea PhotoCup 2025 출품 사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미러리스 카메라와 스마트폰 카메라는 너무 달랐고 난 장인이 아니라 도구가 좋아야 했다. 그래서 가벼운 카메라인 ILCE-6400K를 주문하였다. 렌즈까지 합쳐서 510g인 일상 카메라로 사진을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와 동일하게 촬영한 사진은 "진짜"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기초부터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이 아름답지 못해도 괜찮다. 난 아마추어이니까.


A7C2는 여행영상 하나를 남기고 내 손을 떠났지만 6400은 다르길 바라며, 끝.

봄 그리고 제주



발행: 2025.08.01

저자: 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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