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단 말을 들으며
등껍질 안에서 조용히 숨을 고른다.
세상은 달리기 경주 같고,
나는 출발선에서 오래 멈춘 아이 같다.
그렇지만,
풀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은
내 속도를 탓하지 않았고,
나무 그늘은 발걸음이 느린 나를 쉬게 했다.
누가 말했지,
먼 길은 천천히 가야 다 볼 수 있다고.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작은 발바닥으로
세상을 읽듯 걷는다.
빠르지 않아도 좋아.
넘어져도, 쉬어가도.
나는 결국, 도착할 테니까.
발행: 2025.04.23
저자: 김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