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빚쟁이 친구 '세아'는 자꾸만 나를 재촉한다. 그런데 내가 세아와 친구였던가? 사실 나, '홍미주'는 친구가 없다. (그러니 친구에게 오백 원을 빌렸을 리도 없다, 라고 생각한다.) 물론 친구가 있었던 시절도 있었다. 실수 혹은 거짓말로 인해 한순간에 잃었을 뿐... (실수를 되돌려주고 이해해 줄 친구들이 아니었다.)차라리 처음부터 친구가 없었더라면 더 좋았을까?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빚쟁이 친구라니? 게다가 '나'가 쓴 시가 좋다 하고, 자기 쌍둥이 동생 '세정(남자아이)'과 친해져 보라는 미션을 냅다 던지기도 하고. (이 미션은 쌍방구원 미션에 가깝다.) 나아가 이오백 원을 미끼(?)로 혹은 계기로 채무변제 미션까지 실행하려 드는 '나'의 빚쟁이 친구.
사실 빚으로 만난 이 친구와 '나'는 친해질 뻔했지만 결국 그럴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그 기회는 쉽게 오지 않을 듯하다.) 내가 정말 이 친구에게 오백 원을 빌렸던 가? 나만큼이나 존재감이 없던 이 친구에게?
'마이너스 1'인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투명, 그래서 친구가 없다. 또 다른 '마이너스 1'인 '세정'은 너무 안 투명하고 소란해서 역시 친구가 없다. 이 둘이 합쳐 '마이너스 2'인데 대체 '세아'는 왜 '나'에게 '세정'에게 관심을 두라고 말하는 걸까. 이 마이너스들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사실 세상은 이런 '마이너스' 천지다. 자신 안에 숨은 '빼기 부호'를 이것저것으로 감추고 살 뿐이다. 마이너스는 그럼 언제까지나 마이너스일까? 마이너스 두 개를 더하는 대신 곱하기를 해 버리는 건 어떨까?
언제든 플러스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마이너스'.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정체성, '마이너스'는 그리 부끄러운 것만도 아니다.
우정의 셈법을 '마이너스 2'라는 수치로보여 주고, 나아가 우정 안에 깔린 외로움의 정서를 정답고도 아련하게 드러내는 심령 미스터리 우정물, 《우리는 마이너스 2야》
이 여름' 우정 고민', '동료 고민' 등에 빠져 있다면 한 번쯤 이 소설의 책장을 넘겨 봐도 좋겠다.'새삼' 내가 이 '세상'에서 어쩔 수 없는 마이너스 인생이구나, 싶을 때면 다시금 미주와 세아, 세정의 이야기를 꺼내 보며 단단한 힘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우정의 경로를 이탈한 모든 이에게
'마이너스 2'라는 신호를 보내 본다.
1. 관전 포인트: 왜 내 눈앞에 나타나?!!
2. 명장면(한 줄): "친구란 어떻게 되는 걸까? 나는 종종 내가 불 꺼진 상점처럼 느껴졌다. 불 꺼진 상점에는 누구도 들어오지 않는다."(102쪽)
3. 추천 독자: 우정의 실타래에 한 번쯤 뒤엉켜 본 사람들
1일 1소설 핫썸머* 프로젝트!
하루 한 권의 소설을 느긋이 읽고 하루 한 번 조급히 리뷰를 올립니다. 소설 한 잔으로 이 쨍쨍한 여름을 뜨겁게 마셔 버립시다, 렛츠기릿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