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시계를 뒤집어서라도, 남은 수명을 담보로 해서라도 되돌리고 싶은 기억들이 있는지? '나'는 긴 애도 기간에 파묻혀 산다. 살고 싶지 않은, 혹은 죽어도 괜찮겠다는 마음을 수면제 아래 숨겨 둔 채 살아가다우연히 '기억서점'을 발견한다.
딱 세 번의 기억 여행.
'기억'을 타고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기억서점은 '나'의 모든 기억이 책으로, 그리고 활자로 저장되고 기록된 곳. '간접 기억'의 책장들 통해 무의식을 넘겨볼 수도 있는 곳.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마지막 세 번째 기억 여행. 뭔가 뜨듯하고 포근한 기억 조각들을 모으러 떠나는 여행 같았다.
시간 여행이나 가족 사랑 등의 소재는 어쩌면 전형적이거나 뻔한 소재다. 그러나 이 소설은 출발과 도착 부분이 꽤 안정적이었고 아름다웠다. 공간을 기준으로 하는 소설(잡화점, 백화점, 중고서점, 편의점, 세탁소 등등)이 범람하는 이때에, 내가 어떤 기억을 붙들고 어떤 기억과 마주하며 살지 스스로 결정하고 싶다면 한 번쯤 일독해도 좋겠다.
생에 대한 고민을 차분히 안겨 주고 내 등을 두어 번 따스하게 쓸어 주는 책.<내 기억은 내가 만든다>를 알려 주는 책.
1. 관전 포인트:되살릴 수 있는 기억은 과거와 마래 가운데 어느 편에 서 있는지?
2. 명장면(한 줄): "과거로 돌아가면 뭐가 달라질 수 있죠?" "지원 씨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요."(206쪽)
3. 추천 독자: 괴로운 기억에 빠져 과거의 기억에 파묻혀 본 사람들
1일 1소설 핫썸머* 프로젝트!
하루 한 권의 소설을 느긋이 읽고 하루 한 번 조급히 리뷰를 올립니다. 소설 한 잔으로 이 쨍쨍한 여름을 뜨겁게 마셔 버립시다, 렛츠기릿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