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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책장봄먼지 Oct 31. 2024

왜 독립출판물을 만들지?

질문이 들어왔다

설문 조사를 부탁한다는 강사 선생님의 공지를 보았다. 시간이 꽤 있으신 분들의 협조를 구한다는 말을 덧보태셨다. 어떤 설문 조사이기에?

 


첫째, 창작물 제목은?

1. 세 번 만나지는 맙시다

2. 비혼을 때리는 말들

(그런데 2번은 스스로 만들어 저작물이지 수업에서 만든 것은 아니었다. 작년 수업에서 만든 저작물은 '돌고 돌아 재입사'를 다룬 '세 만나지는 맙시다'였기에 1번으로 답변을 적어 보았다.)

답변: <세 번 만나지는 맙시다>입니다.

 


둘째, 어떤 수업을 들었나요?

<스토리지북앤필름>의 클래스 가운데 <불타는 독립출판> 수업이었고 디자이너이자 작가님이 직접 진행하시는 수업이었다.

답변: <불타는 독립출판>



셋째, 저작물 이미지를 업로드해 주세요.

아하, 그런데 내가 표지를 어디에 저장해 두었더라? 작년에는 북페어에 참가하고 나서 뒤도 안 돌아보고 내 책들을 책장 깊숙이 넣어 두었다.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에 표지든 내지든 내 기억에서 멀어진 지 오래였다. 어찌어찌 폴더 경로를 간신히 찾아 표지를 찾아내었다. 표지는 아래와 같다.






넷째, 당신에게 독립출판의 의미는? 왜 독립출판을 선택하였나?

흠.. 글을 계속해서 쓰게 해 주는 힘이 되어 주니까, 이렇게 써야겠다...

답변: 독립출판은 글쓰기 동력이 되어 줍니다. 제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어 세상에 내보일 수 있다는 것도 큰 기쁨입니다.

좀 뻔한가? 그러나 그게 내 오롯한 마음이기도 해서 그대로 적어 보았다.



다섯째, 어떤 기대로 워크숍 참여했는지?

책 만드는 수업을 몇 년 전 한번 듣긴 했었다. 그때 디자이너 선생님 덕분에 정말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낼 수 있었다. 그런데도 또 독립출판물 수업을 들은 것은... 새로운 작업을 해 볼 때가 되었다고 느껴서이기도 했고, 책을 만드는 일이 좀 더 궁금해져서이기도 했다. 그리고 만든 것을 어떻게 홍보하고 판매해 나갈 있는지도 궁금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임하지 못했던 나였다.)

답변: 책의 내용 및 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접하고 나아가 유통 방식에 관한 정보도 얻고 싶었습니다.



여섯째, 워크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나: 어떤 제목이 좋을지 모르겠어요. 이전에 '돌고 돌아 퇴사일기'를 썼었는데 그 후속으로 '돌고 돌아 재입사'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 싶기도 한데. 주변에선 뻔하고 별로라고들 해서..

수강생1: 저기 ppt에 나온 목차를 보니까... '세 번 만나지는 맙시다'가 있는데 그거 괜찮아 보이는데요?

나: 아....아앗!!! (그거다!)


워크숍 중 자신이 쓴 글의 일부를 수강생들과 나누고 기획 의도나 목차를 공유하는 자리가 있었다. 거기서 어떤 수강생분 나의 목차를 보시다가 해당 소제목을 언급해 주셨다. 아하, 그래. 이 수업 덕분에 책 제목까지 정할 수 있었어! 이번엔 이렇게 답변해야겠다.

답변: 책 제목이 워크숍을 통해 정해지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 책 입장에서는 운명적인 순간이었어요!)


아, 그런데 답변을 제출하고 난 지금에 와서 보니, 강사님이 내 글 서두만 보고서 "오, 재밌을 것 같은데요?"라고 해 주신 면이 문득 생각났다. 정말 그 한마디 덕분에 계속해서 그다음 책 작업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그 말은 응원이 되는 한마디였을 뿐 아니라, 내 책의 방향성을 좀 더 확실히 잡을 수 있었던 지점이었다.



일곱째, 무엇을 배웠고, 그것이 독립 출판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답변: 책의 내적인 구성과 외적인 틀이 모두 중요하다는 점을 뚜렷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북페어에 참여하는 귀한 경험을 통해 독자와 직접 소통하는 엄청난 행운도 얻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첫 번째 워크숍을 계기로 다음 해에 또 다른 저작물(비혼을 때리는 말들)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 워크숍은 제가 '지속 가능한 독립 출판 제작자'가 되도록 이끌어 주었습니다.


답변한 그대로다. 독립출판물 수업은 '지속 가능한 창작과 저작'을 가능하게 해 다. "또 북페어에 참가하실 분 계신가요?"라는 질문이 수강 후 1년이 지난 뒤에 갑자기 내 카톡 단체방으로 다시 날아들었을 때, 내향인 DNA에도 불구, 내가 바로 "YES!"를 입력할 수 있었던 건, 이것이 아주 귀한 경험이라는 것을 이미 체험 및 체득했기 때문이었다.



여덟째, 동료에게 추천한다면 어떤 이유로?

답변: "책에 관한 거의 모든 경험이 이 워크숍에 녹아 있으니 너도 한번 들어 봐, 무조건 책 한 권은 나와!" 이렇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워크숍이 아니라 다른 독립출판 수업이라도 좋다. 나만의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일은, 내 삶을 한 번쯤 진하게 '돌아보고 내다보는' 중요 포인트가 되어 준다. 혹시 또 모른다. 그 '중요 포인트'가 내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두고두고 돌아볼 수 있는 명장면이 될지도? 또는 책을 완성해 낸 그 순간이, 다시금 방문하고 싶은 나만의 '성지'가 되어 있을 수도?



아홉째, 워크숍 참여 이후 당신의 창작 과정이나 출판 계획에 어떤 변화 생길 것 같은지? (혹은 독립 출판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

답변: 앞으로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독립 출판물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독립 출판을 통해 제 삶을 해마다 펼치고 모으고 정리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호응을 얻든 얻지 못하든 저라는 한 사람에게만큼은 커다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삶에는 지쳐도 '독립출판물' 만드는 일에는 좀체 지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감정이나 생각, 내 삶의 짭조름하고 알싸하고 쌉싸름한 공기들이 나만의 책 한 권에 담긴다. 독립출판물을 만들면 내 인생의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이 조금은 더 수월해진다.

'이쯤 왔구나, 이만큼은 더 갈 수 있겠구나.'

이런 마음이랄까?




다소 두서없었던 이번 글. 그래도 어느 누군가...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수업에 관심을 지니신 분들이 모쪼록 참고할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독립출판물 제작은, 다른 건 몰라도...

글의 소소한 독립을 세상에 알리는,, 아주 탁월하고도 묵직한, 그리고 세련된 방식의 목소리라 생각한다. 그게 독립출판의 '끊을 수 없는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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