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그녀의 작품이 우표와 엽서로 제작되었을 때 진가를 드러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작은 화면 속에서도 또렷이 드러나는 그녀만의 미적 정체성과, 친근하면서도 세련된 감각—모두 오랜 시간 다듬어진 결과다.
필자도 아트숍에서 그녀의 엽서를 구입해 냉장고에 붙여두고 매일 감상하고 있다.
그녀의 그림은 쳇 베이커(Chet Baker)의 재즈 Blue Room을 떠올리게 한다. 쳇 베이커의 재즈는 소박한 행복, 작은 공간 안의 완전한 세계를 그리는 그랜마 모지스의 그림을 닮았다. 그의 소박하고 나른한 가사와 선율처럼, 그랜마 모지스의 파스텔 톤 풍경화도 우리를 따뜻하게 감싼다.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Anna Mary Robertson Moses, 1860-1961), 일명 '그랜마 모지스'는 76세라는 늦은 나이에 붓을 들어 101세까지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그녀는 늦은 나이는 없다는 것을 알려주며, 몸소 희망이 된 여류작가이다.
그랜마 모지스의 진정한 유산은 작품 그 자체를 넘어선다. 그녀는 "늦은 나이"라는 개념을 무력화시켰다. 관절염으로 자수를 할 수 없게 되자 그림을 시작했고, 그것이 25년간의 찬란한 예술 여정이 되었다. 70대 이후에도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희망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그랜마 모지스의 작품은 종종 "나이브 아트(Naive Art)" 혹은 "프리미티브 아트(Primitive Art)"로 분류된다. 생략된 그림자, 단순화된 형태, 평면적인 구성 등의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어린아이의 그림 같다는 비유가 붙곤 한다.
실제로 그녀의 작품을 찬찬히 살펴보면, 어린아이가 그리기엔 다소 안정된 색감과 형태가 잡혀 있다. 오랜 세월 바느질과 자수로 다져진 색채 감각, 패턴에 대한 이해, 전체와 부분의 조화를 보는 안목이 캔버스 위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된 것이다. 실과 바늘로 수놓던 감각이 물감과 붓으로 전이되었고, 그 과정에서 장식미술(decorative arts)의 미감이 회화로 승화되었다. 어느 정도 감각이 있어야 가능한 미감이다.
그랜마 모지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일관된 '톤앤매너'에 있다. 계절의 변화를 담은 풍경화, 농촌의 일상을 포착한 장면들—그녀의 모든 작품은 고유한 시각적으로 브랜딩 되어 있는 듯하다.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채, 리듬감 있는 구성, 디테일에 대한 애정 어린 묘사. 이는 현대 디자인에서 말하는 '브랜딩'의 선구적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그녀의 작품이 우표와 엽서로 제작되었을 때 진가를 드러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작은 화면 속에서도 또렷이 드러나는 그녀만의 미적 정체성과, 친근하면서도 세련된 감각—모두 오랜 시간 다듬어진 결과다.
필자도 아트숍에서 그녀의 엽서를 구입해 냉장고에 붙여두고 매일 감상하고 있다.
그녀의 그림은 쳇 베이커(Chet Baker)의 재즈 Blue Room을 떠올리게 한다. 쳇 베이커의 재즈는 소박한 행복, 작은 공간 안의 완전한 세계를 그리는 그랜마 모지스의 그림을 닮았다. 그의 소박하고 나른한 가사와 선율처럼, 그랜마 모지스의 파스텔 톤 풍경화도 우리를 따뜻하게 감싼다.
Chet Baker - Blue room (유튜브 바로가기)
We'll have a blue room. A new room for two room
우리 둘만을 위한 작은 공간, 깨끗한 파란 방을 가지게 될 거예요
Where every day's a holyday
그곳에선 매일이 즐거울 거예요
Because you're married to me
그대가 나와 결혼해 준 방이거든요
Not like a ballroom
무도회장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A small room, A hall room
작은 복도 방일 거예요
Where I can smoke my pipe away
그곳에서 난 편하게 담배를 피울 수 있겠죠
With your wee head upon my knee
그대의 작은 머리를 내 무릎에 올리곤 말이에요
We'll thrive on, keep alive on
우린 가족을 이룰 거예요, 계속 갈아갈 거예요
Just nothing but kisses, With Mister and Missus
다른 건 없지만 한 남자와 여자로서의 입맞춤을 드릴게요
On little blue chairs
작은 파란 의자에서
You sew your trousseau
그대는 바느질을 하죠
And Robinson Crusoe Is not so far from worldly cares
로빈슨 크루소는 세상의 근심과 그리 멀지 않았을 거예요
As our blue room far away upstairs
머나먼 위층의 우리의 작고 파란 방처럼 말이에요
그녀의 작품 속 작은 인물들, 정교하게 배치된 나무와 집들,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의 디테일들은 삶에 대한 아기자기한 애정 어린 시선을 보여준다.
그녀의 그림은 미국 농촌의 기억을 보존하는 시각적 아카이브이자, 20세기 급격한 산업화 속에서 잃어버린 공동체의 향수를 담아낸다. 추수 장면, 썰매 타는 아이들, 단풍 든 언덕 같은 모습들로 그려낸 그녀의 작품은, 톤앤매너와 디자인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보는 이에게 편안하고 따뜻한 위안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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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플레이리스트 바로가기 (유튜브, 매주 화목토 오후 9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