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사 아들로 태어난 외젠 부댕(Eugène Boudin, 1824~1898)은 하늘과 구름을 캔버스의 반 이상을 차지하게 배치했다. 노르망디 해안가에서 성장한 그에게 하늘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었다. 그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명체였고, 아버지가 항해하던 바다 위를 지배하는 절대적 존재였다.
아름다운 풍경아래의 유럽을 느낄 수 있도록 음악을 추천한다.
사실 자연은 신이 주신 선물이 아닐까 싶다. 그중에서도 하늘은 신과 가장 맞닿아 있는 듯하다. 부댕이 포착하고자 했던 것은 이 하늘의 '순간성'이었다. 구름은 같은 형태로 머무르지 않고, 빛은 매 순간 다른 색으로 변주된다. 인간이 소유할 수 없는 이 찰나의 아름다움을 캔버스에 고정시키려는 시도였다.
가장 품격 있는 그러나 가질 수 없는 자연—사람들은 작품으로나마 소유하고자 하지 않았을까. 하늘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선물이지만 누구도 독점할 수 없는 역설적 존재다. 가장 민주적이면서도 가장 고귀한 이 공간을, 부댕은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 '소유 가능한 형태'로 변환시켰다. 그의 작품을 수집하는 행위는 단순히 그림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사라질 뻔했던 한순간의 하늘을 자신의 공간에 영속시키는 의미를 지닌다.
해변가를 거니는 사람들, 정박한 배들-이 모든 지상의 존재들은 부댕의 그림에서 항상 광대한 하늘 아래 놓인다. 이러한 구도는 인간 존재의 미미함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 미미한 존재들도 숭고한 자연의 일부임을 증명한다. 부댕의 작품에는 낭만주의적 숭고함과 사실주의적 관찰이 공존하며, 이는 후에 인상주의로 발전할 새로운 시각 언어의 토대가 되었다.
'갤러리 없는 날: 프라다 브이로그' 연재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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