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카츠

by 봄플

알렉스 카츠(Alex Katz, 1927~)는 "결국 콘텐츠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스타일이다."라고 했다. 이 표어는 그의 화풍에 중심이다. 카츠가 말하는 스타일은 단지 표현 방식이 아니라, 동시대를 포착하는 하나의 태도이자 방법론이다.


"우리는 관객을 두고 경쟁한다", "나는 '지금'을 두고 경쟁한다." 카츠의 이런 발언들은 그가 예술계를 하나의 경쟁 무대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50-60년대 뉴욕의 미술계는 추상표현주의가 지배했고, 2-3미터급 대형 캔버스가 표준이었다. 카츠는 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략을 세웠다.


알렉스 카츠.jpg ‘Alex Katz:Gathering’, Guggenheim Museum, 2022


그는 관람 거리의 원리를 역이용했다. 관객이 작품의 세로 길이만큼 뒤로 물러서야 전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대형 캔버스에 인물의 얼굴이나 사물을 과감하게 확대해 배치했다. 멀리서도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구성. 이것이 그가 추상표현주의를 "벽에서 떨어뜨릴" 만큼 강한 회화를 만들고자 했던 방식이다.


알렉스 카츠는 정치적 의제에는 거리를 두는 편이며, 시대상을 다룰 때도 직접적 정치 담론보다 ‘지금-여기’의 감각, 사람들, 빛과 계절 같은 동시대의 표면과 리듬에 더 집중한다.


나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이 예술가가 해야 할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는 시대상이나 정치보다는 '현재', '지금'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이미 그는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경쟁이 심한 미술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형사이즈로 그림을 그려내고, 그 안에 화면을 분할하여 인물이나 사물을 크게 그려 넣어 미국 미술트렌드를 만들었다.


알렉스 카츠.png ©Lacasta Design 2025 (https://lacasta-design.com/proyectos/alex-katz-exposicion/)


화면분할

당시 미국인들에게 카츠의 화면분할과 얼굴 클로즈업은 낯설었다. 셀카 문화가 없던 시대, 얼굴에 극단적으로 포커스 된 레이아웃은 이상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바로 이 '낯섦'이 새로운 미국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단순하고 확대된 구성, 평면적이면서도 강렬한 색채, 순간을 포착하는 직접성.

흥미롭게도 카츠는 정치적 의제나 사회비평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지금'의 표면, 빛과 계절,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을 뿐이다. 하지만 어쩌면 바로 이 지점에서 그는 가장 정확하게 시대를 반영했는지도 모른다.


테크닉

카츠는 빛의 변화를 15분으로 규정하였다. 그에 15분 동안에 빠르게 스케치하고, 미리 배합한 물감을 wet-on-wet 기법으로 빠르게 올려 6시간 만에 대형 캔버스를 완성한다. 대형 캔버스에 빠르게 그려낸다는 것은 그림 전에 색감을 조합하고, 그리는 도중에는 물감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채색하기 때문에 숙련된 테크닉 없이는 어렵다. 이 속도감은 긴 시간 동안 숙련된 결과이면서, 동시에 "즉시적 현재가 나의 영원의 개념"이라는 그의 철학을 실현하는 방법이다.


알렉스 카츠2.jpg Alex katz, yellow flags, 2000


카츠의 작품이 오늘날 더욱 현대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소셜미디어의 셀카 문화, 빠른 소비, 시각적 임팩트의 중요성이 그의 스타일과 일치되었다.

결국 카츠에게 스타일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다. 그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방식이며, 경쟁하고 적응하며 생존하는 전략이었다. 무엇보다 '지금'이라는 순간을 영원으로 변환시키는 마법이다. 콘텐츠보다 스타일을 택한 화가가 역설적으로 시대의 콘텐츠를 앞서나갔다는 점에서, 알렉스 카츠는 동시대 트렌드 메이커로서 예술가다.


Alex Katz, Ada and Louise, 1987 _ Casterline_Goodman Gallery.png Alex Katz, Ada and Louise,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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