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지난 봄에
창을 열고 바라본 바람은
살을 파고든 시원한 흰색이다
이쪽은 바람에 깔려
색으로 물들인 회색이라
저쪽은 눈을 가리기 위해 손을 뻗는
청명한 녹색이다
지금 여름에
더 시원하게 돌아간 검은 에어콘 바람에
창은 단 하나의 구조물이 된다
이쪽 아이들은 그 추위에 검은 옷을 더 입고 더 벗는다
저쪽으로가 아무도 없는 곳에 창문을 열고
더운 흰색을 쐬어도 알 수 없는 건물보다 나음을
깨닫는다
무엇때문에
이웃 아이들은 하나둘 나와 함께
흰바람을 덜 쐴까
200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