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2003

by 봄플

믿음


나를 향해 먼 하늘에서 달려오는 나비


여기 푸른 숲속에서 가시에 엉켜있는

나는

웅크리고 묶여

커다란 검은 빛으로 보이는

푸른 날개가 언뜻 보여


나는 느낄 수 있어서 손을 뻗어서

손끝에 전해지는 것은 붉은 가시


푸른 빛도 아닌

하늘 빛도 아닌

벅차오르는 너의 향기에

기대가 같이 들린다


마치 비가 떨어지듯 내게 다가와

그 뭉클거리는 빛에 실어 나에게 다가오는 것을

눈을 감아도 느낄 수 있다


날개에 가려 그리고 묶여 기다릴 수 밖에 없지만

너의 그 바람이

나는 팔을 뻗고 내 날개를 찢고 활짝펴

너를 안으리


이제 보인다

내 날개는 하얗고 너는 날 믿는 장미라는 걸

나 여기서 팔 벌리고 기다릴 지언정

날아가지 않으리


너가 나를 지나쳐 사라지지 않게

이제 내가 나비가 된다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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