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말고 남자 친구가요.
사실 사진 포트폴리오를 쌓는 중이라 사진작가라는 타이틀을 셀프로 쓰고 있긴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보다는 나의 남자 친구가 더 사진을 잘 찍는다. 남자 친구는 예전에 취미로 풍경사진 꽤나 찍었던 사람이지만 지금은 핸드폰으로만 가끔 찍는 정도인데 인물도 나보다 잘 찍는 거 같다. 그래서 같이 놀러 가면 내가 남자 친구를 계속 찍어주는데도 잘 찍힌 사진은 내가 더 많이 건진다. 오기가 생겨서 같이 놀러 갈 때마다 계속 남자 친구 인생샷 찍어주기를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적당한 감성의 잘 찍은 사진은 건지지만 인생샷이다라는 사진은 아니어서 늘 아쉽다. 그래도 착한 남자 친구는 프사로 걸어준다. 그리고 볼 때마다 더 잘 찍어줄걸 반성하고 있다.
나는 프로필사진을 사람의 첫인상이다 생각해 중요하게 여겨서 서울에 좋아하는 여자작가님을 찾아가서 찍은 적도 있다. 그때 처음으로 청담 헤어메이크업샵에서 헤어메이크업을 받았는데 정말 나를 새로 만들어 주셨다. 처음이다 보니 무난하고 여성스러운 스타일로 했는데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쿨라이트여서 분홍색이 잘 어울리지만 일부러 핑크도는 코랄톤으로 화장해 달라고 했다. 그 화장법이 나에게 어울리기 더 어렵기에 전문가가 해주는 것을 보기 위해서이다. 하는 걸 보며 많이 배워서 좋았다.
그때 사진은 사람들이 인생샷 아니냐며 아직까지도 예쁘다 해준다. 하지만 요새는 각 잡고 찍은 프로필 사진보다 친구가 찍어준 듯한 힘 뺀 자연스러운 일상사진이 대세이긴 하다. 오히려 각 잡은 사진은 전문 사진작가가 찍어주고 세팅이 다 되어있어서 외모의 최상을 끌어낼 수 있어 좋지만 자연스러운 일상스냅은 사진 찍는 사람도 일반인이고 변수요인도 많기 때문에 잘 나오기 더 어려운 것 같다. 무엇보다 일반인인데 사진 잘 찍는 미감 있는 금손친구가 필요하다. 그래서 요새는 아이폰스냅이라고 결혼식 할 때 본 웨딩촬영 외에 더 고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호불호가 갈리는데 이유는 스냅작가의 실력편차가 크고 좋은 정면사진 각도를 얻으려면 본판사진작가의 동선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판사진작가와 같은 각도의 사진을 찍을 거면 거의 사진느낌이 비슷하기에 그러면 비싸고 세팅잘되어있는 카메라 사진이 더 잘 나올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으로는 아이폰 스냅사진은 약간 동선 방해하지 않은 각도에서 친구가 찍어준 듯한 느낌이 좋은 거 같다. 어차피 인스타 업로드용이나 프사용일 가능성이 높기에 그런 편이 더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