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아, 래아 (25)
“이거 어때?”
레아가 백화점에서 레이스가 달린 꽃무늬 원피스를 들어 보이며 주하에게 물었다.
“예뻐.”
“살까?”
“사.”
“넌 미국 스타일이라 이런 거 별로야?”
“하하. 어.”
“쳇…”
레아가 졸업을 한 지도 2년, 재현이 졸업을 한 지도 4년이 흘렀다. 재현과 진성은 보란 듯이 S기업과 C기업인 대기업에 취업을 했고 레아도 잘 나가는 외국계 회사에 취업했다. 레아는 오랜만에 귀국한 주하와 함께 재현과 진성을 만나기로 했다.
“근데.. 너희들 아직도 사귀어?”
“나랑 재현이 오빠? 그럼 진행형이지.”
“와.. 곧 결혼하겠다?”
“어우야. 결혼은 무슨. 벌써부터. 내 나이가 몇인데.”
“몇이긴. 무려 스물일곱이지.”
“헐.”
둘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놀란 표정을 짓다 괜히 한 번 웃었다. 레아가 휴대폰에 찍힌 시간을 확인하더니 서둘러야 한다며 잡고 있던 원피스를 내려놓았다. 그들은 급히 재현이 일하는 회사 근처에 값이 나가는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재현과 진성이 레스토랑에 미리 도착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고 레아와 주하가 뒤이어 도착했다. 진성과 재현은 주하를 보자마자 그녀의 귀국을 열렬히 환영했다. 진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하가 앉을 수 있도록 의자를 꺼내 주었고 그런 그의 행동이 못마땅했는지 레아는 재현에게만 ‘웃기고 있네’ 표정을 지어 보였다. 주하는 진성과 재현이 제법 학생티를 벗은 어엿한 어른 남성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진성은 웬일인지 주하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고 대화 내내 긴장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오빠들. 진짜 많이 변했다. 길 가다 마주치면 못 알아보겠어. 너무 어른 같아서.”
“어 그래 주하야 너도 만만치 않아.”
“나도?”
“하하하… 얼굴이 예뻐졌다고. 미국 물이 좋긴 좋은가 봐.”
재현의 유쾌한 답변과 달리 진성은 괜히 토라져 있었다. 빙빙 말 돌리지 말고 본격적인 질문이나 하라는 무언의 압박이 진성에게로부터 느껴져서 재현이 반색하며 물었다.
“한국엔 언제 와?”
“나 이번에 완전 귀국 한 거야. 졸업하기까지… 사실 너무 힘들었거든. 근데 취업해서… 영주권…. 받는 것도 쉽지 않고. 아니…. 더군다나 고모랑…. 사이가 너무 안... 좋아졌어. 영어도 안 늘고.. 뭐 이래저래. 그냥 나랑 안 맞아.”
주하가 사뭇 슬픈 표정으로 말했는데 나머지 셋은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그거 참 잘됐다며 한국이 좋다며 주하를 위로했다.
“그래 주하 너는 우리와 맞지. 미국은 무슨 미국이야.”
진성이 약간 벌게진 얼굴로 말했다. 레아는 그런 진성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진성이 그냥 주하랑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