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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샘 Jan 05. 2020

하버드 학생들이 배우는 글쓰기 방법은 무엇일까?

(OLEO 맵을 통한 글쓰기,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북리뷰)



책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을 읽다가 문득 대학원 시절의 일이 생각났다.    

임용고사를 앞둔 교대생들의 논술 지도를 하는데 서론, 본론, 결론이라는 본문 구성조차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놀랐다. 논리 흐름 또한 어색한 글이 대부분이었다. 근거 없이 주장만 나열하거나 논점이 무엇인지 드러나지 않는 글을 보며 난감했다. 임용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터라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대학을 나온 성인이 어릴 적부터 학교를 다닌 기간을 합치면 약 16년이다. 이처럼 오랜 교육을 받았음에도 글 한편 써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글쓰기를 강조하는 하버드교육    


하버드 대학교는 10~15명씩 소규모 그룹으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합니다. 학생들은 글쓰기 이외의 모든 수업에서도 아이디어를 발상하고 전개하는 방법을 배우고 연습합니다. 그리고 이를 일일이 피드백 받으며 다듬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학교는 이렇게 더욱 복잡하고 전문적인 글쓰기에 학생들이 자신만만하게 접근하도록 돕습니다.    
— 하버드생이 졸업할 때까지 쓰는 글, 50kg 中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은 글쓰기 코치 송숙희 작가의 신간이다. 일단 제목에 호기심이 간다. 150년. 글쓰기 비법, 하버드대학.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지나치기 힘든 단어의 조합이다.    

저자는 하버드 글쓰기 교육을 '하버드식 글쓰기 기술- OREO 맵'으로 간결하게 정리하여 소개한다. 책의 곳곳에 OREO 맵을 통해 에세이를 포함한 모든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간략한 예시(사실 너무 예시가 간소해서 이 점이 무척 아쉽다)를 보인다.   

     

OREO 맵이란?    


O( opinion) 핵심 의견을 주장한다.

R( reason) 이유와 근거로 주장을 증명한다.

E(example) 사례와 예시로 거듭 증명한다.

O( opinion) 핵심 의견을 강조하고  방법을 제안한다.    

(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62p)                    


OREO 맵이란 '의견', '이유', '증명', '의견'의 순서의 글쓰기 틀이다.    


(1)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밝히며

(2) 주장에 대한 이유를 제시하고

(3) 이유를 뒷받침하는 예시를 보이고

(4)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재강조하며 마친다.    


즉 OREO 맵은 글의 '구성'을 알려주는 지침이다.

저자는 'OREO 맵'을 이용하면 모든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제안한다.    


OREO 맵을 통한 글쓰기 예시    


책 속 OREO 맵을 통한 글쓰기 예시는 다음과 같다.    


퇴사 후 혼자 먹고살려면 당신의 책을 가져라
.( opinion, 의견 제시하기)    
책을 내면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금세 소문나기 때문이다. 강사 협의회에서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전문 강사들 가운데 저서를 가진 이들이 훨씬 강사료를 많이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 reason, 이유들기 )    
예를 들어 전직 공무원인 A 씨는 <이공계 공무원을 위한 소통법>이라는 책을 출간하자마자 공공기관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했다.
(example, 사례 들기)    
그러니 퇴사 후 자립하고 평생 현역으로 살려면 당신의 책을 가져라. 우선 블로그에서 당신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이용자와 소통하는 것이 좋다.
( opinion, 의견 강조하기)      

  

이 책은 OREO 맵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주목을 끄는 헤드라인, 도입부 쓰기, 표절 방지하기 등의 팁 등을 중간중간 양념 치듯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에세이, 보고서, 프로필 글 등의 다양한 글에 OREO 맵을 적용하는 법을 소개한다.                    


내면의 성장을 이끄는 글쓰기의 힘        


OREO 맵을 이용한 글쓰기가 글쓰기의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구성'이라는 것은 알려준다고 본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구성'이 엉망이면 글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구성은 '배려하는 글쓰기'의 한 종류라고 생각한다. 한참 헤매야 이해할 수 있는 글, 횡설수설하는 글은 읽는 불친절하며 읽는 이를 배려하지 않는 글이다.     

나 또한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 내 글의 비논리와 억지에 놀랐었다. 엉킨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글을 써보면 사고의 빈약함이 여기저기 보이기 마련이다. 내 안에 갇힌 나를 꺼내어 관찰자의 눈으로 살펴보는 것이 바로 '글'이다. 글쓰기는 내면 성찰뿐 아니라 나의 비논리를 바로잡는데 너무나 고마운 도구였다.    


끊임없이 글을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청소하지 않은 방과 같은 생각 질서를 잡기는 건 골치 아픈일이기에 글을 쓰는 것은 대부분 고통스러운 일이 된다. 그러나 글쓰기는 내면의 운동이다. 운동 후 몸이 튼튼해지는 것 처럼 내적 성장과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준다. 가끔 글쓰기의 즐거움에 빠지기도 한다. 지금까지의 글이 자신과 대화하는 방편이었다면 앞으로는 읽는 이들과 소통하며 배려하는 글로 나아가고 싶다.   

 

문자 문화는 인류 역사에서 실은 그리 오래된 문화가 아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문자가 없었으면 글쓰기도 부재했을 것이다. 문자 시대에 살고 있어 좋은 것은 글쓰기로 성장하는 나를 발견하는 것이 기쁘기 때문이다.   

     

책 속 한 문장     

    

당신이 알고 있는 비결을 공개하세요. 설교하지 말고, 설명하지 말고, 팁을 주세요. 당신의 글을 읽는 독자에게 '티퍼'로 자리매김하면 당신은 매력적인 사람으로 인식됩니다. 그리고 그 매력은 저절로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소셜 시대에 다른 사람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는
유용한 팁을 제공하는 티퍼입니다. (120P)   

 

'당신은 매력적인 사람으로 인식됩니다'라는 부분에서 알 수 있듯이 ' 어떻게 독자에게 어필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책이다. 독자의 관점에서 자신의 글을 보는 능력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설교하거나 설명하지' 않고 팁을 주는 글쓰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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