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혜샘 Feb 09. 2020

붓다 브레인 - 뇌 과학으로 밝힌 평정심의 비밀

뇌 과학과 불교 명상의 만남

붓다브레인, 릭핸슨&리처드 멘디우스, 불광출판사,2010



예전부터 들었던 의문 중 하나는 '내 머릿속은 왜 이렇게 복잡할까?"였다. 마치 이창 저창이 마구 팝업 되는 바이러스 걸린 컴퓨터처럼 자주 머릿속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생각의 대부분은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것이 많았다. 특히 과거의 실수로 인한 자책, 미래에 대한 고민 등이 주를 이루었다. '답답함'와 '화'라는 감정도 함께 밀려오곤 했다. 내가 하고 싶어서라기보다 그냥 떠오른 다는 것이 맞았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나는 사람의 뇌에서 일어나는 작용 등에 언제나 관심이 있었다. 그러다 '명상'을 통해 머릿속 팝업을 끄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근, 뇌과학과 불교가 접목되고 있다. 불교 명상이 뇌과학적 측면에서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는 것이다. 책 <붓다 브레인> 또한 이런 관점의 책이다. 저자 '릭 핸슨'과 '리처드 멘디우'는 뇌과학자이자 명상 수련가이다. 이 책은  대니얼 J 시겔의 추천사에 나온  말대로 "뇌과학의 연구 성과에 불교 명상 수련에 근거한 고대의 통찰과 지혜를 더해, 우리의 마음을 일깨우는 지혜로 한 걸음씩 다가가는 실천적 지침서(8p)"이다.

지난 가을. 공원에서. 붓다 브레인(불광출판사)

 

우리 뇌는 왜 자주 산만해질까?



머리가 복잡한 사람의 뇌속도 이와 같다. 정돈 되지 않은 생각들. 불쾌한 감정.


인간은 하루에 약 5만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하는데 그 생각의 대부분은 능동적인 사고의 결과라기보다는 마치 누군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귀에 대고 수다 떨듯 들리는 잡음과 같은 것이다.  그 이유를 뇌과학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인간의 외계는 항상 변한다. 그러므로 몸(뇌)의 평형은 끊임없이 교란된다. 예를 들어 몸이 차가워지면 추위를 느끼고 너무 뜨거워지면 더위를 느끼게 되는데, 이것은 뇌가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방식으로 교란된 몸(춥거나 더운 몸)에 조치(난방이나 냉방)를 취해 '평형'을 유지하라는 요구를 하는 것이다.


2. 위에서 예를 든 고통(불쾌) 뿐 아니라 '쾌락' 또한 결국 괴로움이 된다. 세상에 영원히 지속되는 쾌락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 이 주는 기쁨은 언젠가는 '이별'이라는 고통으로 변하게 된다.


3.  인간이 부딪히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변연계'와 '전전두엽'은  그것이  주인의 생존에 '유리', 또는 '불리'인지를  주인의 기억과 유전자의 기억을 조합하여 순간적으로 해석한다. 그 해석을 신경계 '뉴런'을 통해  '호감'과 '비호감'이라는 '느낌'을 주인에게 보낸다. 너무도 끊임없이 말이다.

 


고요한 뇌, 평온한 마음


고요. 평화.


평정심이 깊어지면, 깊은 명상 상태의 두드러진 특징인 심오한 내적 고요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Brahm,2006). 또한 일상생활에도 크나큰 혜택을 가져다준다.
느낌과 갈망 사이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면, 즐거워하나 즐거움을 갈구하며 쫓아다니지 않을 수 있다면, 대상을 무시하지 않고도 담담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는 괴로움의 사슬을 잠시나마 끊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축복이고 자유다. 171p



만약 우리가 우리의 '뇌'를 그대로 놔두면 단언컨대 결코 평온한 뇌를 갖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뇌가 하는 일 자체가 위에서 살펴봤듯 우리를 괴롭혀 생존에 유리하게 행동하도록 진화되었기 때문이다. '뇌과학'이 '명상'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바로 이와 같은 뇌의 메커니즘에 불교 명상이 주는 '평온의 효과'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완벽한 평정 상태는 뇌와 신체 양자에 모두 특이한 상태이겠지만, 평정심의 기초는 매일의 일상 속에서 연습을 통해 개발할 수 있다. 172p

 


평정심 훈련




1. 중립적이고 담담한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기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을 때는 즐거움을 쫓거나 불쾌함을 피하지 않는다. 도리어 경험하는 대상들 주변에 일종의 완충 공간이 생겨나서 스스로와 느낌 사이가 분리된다."


"유쾌, 불쾌와 관련된 느낌이 자극을 받으면 중립적인 상태에 비해 뇌의 활동이 더 늘어난다. 우리 뇌는 자연스럽게 방치해서는 중립적인 자극 상태에 머물러 있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의식적으로 중립적 상태에 도달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173p


우리의 '주의 집중 노력'이 우선 되어야 '평온한 뇌'를 만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달성된다.



2. 우리 마음을 우주라고 생각하기


"우리 마음에 들어 있는 것들이 오고 가는 것을 마치 드넓은 밤하늘에 별똥별이 떨어지듯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이라 상상해 보라 174p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에 대부분 압도당한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이 떠오르는 마음의 스크린을 넓혀  '우주'라는 광활한 공간으로 확장시킨다면 우리의 '생각'은 떨어지는 작은 '별똥별'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마음을 확장시 생각그저 '지나가는 것'으로 인식한다면  감정을 일으키기 전에 보내 버릴 수 있다. 마치 부싯돌에 잠깐 불꽃(생각)이 스쳐 가지만 그것이 옷에 붙은 불(감정)이 되지는 않게 만드는 것이다.



3. '즐거움'과 '고통'에 대한 분별심 버리기


1950년에 세상을 떠난
인도의 성자 라마나 마하시는, 말년에 팔에 암이 생겼다.
분명히 대단히 고통스러웠을 텐데도
그의 고요하고 자애로운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다.
 한 번은 팔을 내려다보고는 아름답게 미소를 띠며
 "불쌍한 팔이구나."하고 말했다 한다. 176p


'좋고 싫음', '즐거움과 고통'을 분별하는 마음이 우리에게 '집착'하는 감정 또는 '괴로움'의 느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좋으면 그것을 '잃을까 봐' 또는 '잃게 된 후 ' 고통스럽게 된다. 싫으면 그것이 고통을 주니 고통스럽다. 위의 예를 든 인도의 성자의 경우 몸의 고통을 자신과 분리시켜 대상화하여 바라보고 있다. 이 정도의 경지까지는 아닐 지라도 우리 마음속에 스치는 생각으로 인한 수 없는 분별심의 무상함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라던 보상이 덧없는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대개
보상은 실제로는 그리 대단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자.
 또한 고통스러운 경험 역시 무상한 것이며 실제로는
그리 끔찍하지만은 않다는 점도 직시하자.
즐거움이나 고통 어느 쪽도 우리 자신이 될 수는 없다. 172p




역사상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어느 시기의 사람들보다도 많은 생각의 홍수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과다한 정보, 수 없는 선택의 기로, 무한 경쟁, 불확실한 미래. 번잡 속에 하루 하루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진정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  <붓다 브레인>은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하면 행복한 뇌를 갖고 살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며 관조하고 명상하는 삶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