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단어는 '복합종좌표'다. 간단히 말하자면 각 단어는 수많은 작은 갈고리들이 있는 작은 중심체와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각의 갈고리는 다른 단어들을 걸어 서로 붙일 수 있어서 새로이 짝을 이룬 두 단어들에 약간 다른 의미들을 부여한다. 토니 부잔의 <마인드맵 두뇌 사용법> P.145
마인드 맵을 처음 접한 건 대학생 때였다. 나는 당시 멋모르고 철학과에 입학하여 방대한 지식의 세계에 압도당한 바람에 (전문 용어를 사용하시는 교수님들의 말씀이 정말 외계어처럼 들렸다.) 학업과 멀어져 학사 경고를 향해 자연스럽게 향해 가고 있는 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아리 선배가 보다보다 못했는지 공부를 잘하려면 꼭 읽어봐야 한다며 '토니 부잔'의 <유즈 유어 헤드>라는 마인드 맵 책을 빌려주셨다. 덕분에 나는 두뇌를 활용하는 공부법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수업 노트 정리와 복습에 마인드 맵을 적용 해보았다. 결과는 아주 훌륭했다. 마인드 맵의 창시자이자 책의 저자인 토니 부잔의 말대로 한 층 공부가 즐거워지고 학점도 오르는 경험을 했다. 학고를 면했을 뿐 아니라 4학년 쯤 되서는 성적 장학금도 받았다.(책을 빌려준 선배는 내가 1년간 짝사랑던 선배. 그래서 마인드 맵이 더 좋았나 보다.)
마인드 맵의 창시자. 토니 부잔.
이후 나는 여러 두뇌 공부법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마인드 맵이 그 촉발점이 되지 않았나 싶다. 억지로 하기보다는 두뇌의 본능(?)을 활용해 재밌게 공부를 하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그 덕분에 29살에 수능 재도전도 했고, 34살에 임용시험에 합격하는 기쁨도 누렸다. 이렇듯 나를 공부의 세계로 인도해준 마인드 맵은 고마운 존재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판서나 복습 활동에도 마인드 맵은 효과 만점이다.
마인드 맵 하며 독서하기
요즘은 마인드 맵을 독서에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작년 초 읽은 책 <메모 독서법> 덕분이다. 독서할 때 마음에 다가오거나 핵심적인 문장을 필사(베껴 쓰기)하면 읽기의 질이 높아지고 메모하며 읽지 않으면 거의 다 머릿속에서 휘발된다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나는 그 당연한 이치를 간과했다(책을 꽤 많이 읽고도 나는 왜 이토록 무식한지에 대한 답이 거기에 있었다). 이후 필사에 대한 필이 충만해져 책을 읽으며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을 종이에 무작정 적기 시작했다. 이런 독서의 신세계를 이제야 알았을까 싶었다.
<메모독서법, 신정철 저, 위즈덤하우스> 메모독서인으로 인도해 주는 책
그러나 점점 불편한 점들이 생겼다. 필사한 종이가 늘어나면서 양은 쌓이는데 관리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요한 문장이 있어 그 문장을 인용하고 싶을 때 찾는 것도 어려웠고 내 생각을 적어 놓은 것도 산발적으로 적혀 있어 뭔가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방법을 바꾸어 보았다. <메모 독서법>에는 종이 메모 외 다양한 메모의 방식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 PC마인드 맵 프로그램을 이용한 전략이 있다. 나는 '씽크와이즈'라는 마인드맵 프로그램을 PC에 다운로드하여 무작정 이것저것 누르며 사용을 시작했는데 쓰면 쓸수록 이거다 싶었다.(사용법은 유튜브 강의와 블로그를 찾아 보며 점차 배워나갔다.)
마인드 맵을 이용 해 메모 독서를 하다 보니 책 전체의 구조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도 깊이 있게 들어가 능동적으로 사고하는 나만의 책 읽기 방식이 점점 정립되었다. 이후 나는 꾸준히 마인드 맵을 이용해 독서하고 있다. 마인드 맵을 통해 저자와 대화하듯 독서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다음은 내가 <메모 독서법>을 마인드 맵 프로그램 '씽크와이즈'를 이용해 메모 독서한 것이다.
pc프로그램으로 마인드 맵을 이용해 작성하면 좋은 점
1. 책 전체를 조망(ZOOM OUT)하게 된다.
2. 책 내용을 단지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생각을능동적으로(ZOOM IN) 하게 된다.
3. 작성한 마인드맵 글의 구조를 바꾸어 시각적으로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다.
4. 작업 후에도내용을 추가, 변경할 수 있다.
5. 자주 열어 보면서 주요 문장을 외우는 등 복습할 수 있다.
6. 워드나 한글 또는 피디에프 파일로 모두 변환 가능하다.
7. 필요할 때 종이에 인쇄해서 볼 수 있다.
8. 파일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
씽크와이즈 이용하여 독서하기. 이것만 알면 할 수 있다!
1.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한다.
'씽크와이즈' 홈페이지에서 '무료 버전(1달)'을 다운로드하면 된다. 계정을 만들면 1달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씽크와이즈 홈페이지 첫 화면. 가운데 '무료 체험하기'를 클릭하면 한 달 동안 무료로 '씽크와이즈'를 체험할 수 있다.
2. 새 문서 열기를 한다.
왼쪽 위 파란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곳(흰 종이 모양 아이콘)을 누르면 새 문서 작성하기가 시작된다.
3. 중심 가지에 책 이름을 쓴다.(또는 책 표지 사진을 '이미지 입력'하기 할 수 있다.)
중심 가지에 책 이름을 쓰거나 도구 모음의 '이미지'를 눌러 책 표지를 삽입한다.
4. '자식가지'와 '형제가지'두 가지만 알아도!
가지 만들기:
1) 자식 가지(스페이스바): 예를 들어 아래 그림에서 '부모'가 활성화되어 있을 때 스페이스 바를 누르면 가지가 뻗어나가며 자식 가지가 생긴다 (자식 1). 자식 1에서 또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자식의 자식 1이 생긴다.
2) 형제 가지(엔터,스페이스바): 예를 들어 아래 그림에서 '자식 1'이 활성화되어 있을 때 '엔터를 친 다음 스페이스바'를 치면 자식 2가 생기고, 또 '엔터 다음 스페이스바'를 치면 자식 3이 생기는 식이다. 자식 1,2,3 은 모두 형제 관계다.
-> 자식 가지, 형제 가지 만드는 법만 알면 사용법의 90퍼센트를 다 아는 것이나 마찬가지! 이런 자신감으로 시작하면 된다.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 부모 가지에서 자식 가지가 뻗어나가고(스페이스바), 자식 가지는 다시 부모가 되어 뻗어 나간다. 자식 1,2,3 들은 모두 형제 가지들이 된다.(엔터)
5. 목차를 만든다.
1. 도구 모음에서 위와 같이 '다중 가지 추가'를 클릭한다.
2. 다중 가지 추가를 누르고 웹'복사'했던 책의 목차를 붙여 넣기 한 뒤 '확인'을 누른다.
3. '확인'을 누르면 위와 같이 가지의 상하 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채로 나온다. 가지들을 드래그하면 선택되는데, 선택된 가지를 CTRL+X 하여 오린다.
웹에서 책 검색 후 '목차'를 복사 해 붙이면 된다.
4. 오린 가지들을 붙일 곳을 클릭해 활성화시킨 뒤 'ctrl+v'하여 붙여 넣기 한다. 이런 식으로 목차 가지들을 정리한다.
6. 질문이 들거나 아이디어가 생기면 만들어 놓은 '질문&생각 가지(가지 이름은 적절히 자기가 만들기)'에 적는다.
질문&생각 가지를 만들어 질문하며 답하는 능동적 독서를 한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가지를 만들어 정보를 기록, 정리하고 생각을 촉발시킨다.
마치며
특히 정보 전달 책이나 역사책 같이 각 챕터별, 소제목 별 연관성이 깊은 책일수록 마인드 맵 독서의 기능은 빛난다. 마인드 맵 프로그램은 사용이 어렵지 않으며 활용도가 높다. 마인드 맵 프로그램을 통해 독서하며 필사하는 즐거움, 생각이 확장되는 기쁨을 함께 누리게 되면 좋겠다.(아울러 이 글을 통해 내가 방황할 때 토니 부잔의 책을 소개해 주고 공부의 길로 이끌어준 고마운 선배님께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