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원래대로라면 키키 스미스 전시 리뷰가 될 것이었다.
서울시립미술관에 토스가 나타나는 바람에 토스 리뷰가 되었지만
금요일 오전, 서울시립미술관에 갔다. 키키 스미스 전시가 한다길래 간 것이었지만 누가 하든 갔을 것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는 곳은 미술관뿐이다. 웃음이 나고, 쓸데없고, 진득해지고, 재미있고, 머리를 쉬게 하니까. 오랜만의 시립미술관은 호젓했다. 높은 천장. 한적한 사람들 사이를 여유롭게 걷다가 나왔다.
12시가 조금 넘어 나왔는데 이상하게 서울시립미술관 앞에 사람이 가득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주로 직장인이었고, 나이는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했는데 이상한 것은 그들이 너무나 즐거워 보였다는 점이다. 인원은 거의 100여 명이 다되어 보였다. 왜 시립미술관 앞에 서성이면서 즐거워하지? 그들은 미술관 앞에서 서성이기만 할 뿐, 미술관에 들어가지는 않았다(지금 진행 중인 시립미술관 전시는 모두 무료이다)
추측 1. 포켓몬을 하고 있다
추측 2....
포켓몬스터를 하나 봐! 미술관이 무슨 스폿인 게 아닐까?
그런데 포켓몬스터를 점심시간에 이렇게 많이 한다고? 여기가 아무리 성지라고 해도 이렇게 많이 모일 수가 있나? 포켓몬을 강력하게 추측하다가 그 이상의 추측은 할 수 없었다. 잠자코 어떤 여성분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조금 들어보았다.
"커피 사 먹겠다야~"
"이렇게 매일 모으면"
"난 벌써 3600원이야"
하지만 대화에는 일상적인 이야기도 함께 들어있어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포켓몬스터는 아닌 것 같았다. 3분이 함께 계셨는데, 한 자리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실례지만 지금 무엇을 하시는 건지 여쭈어보았다. 그러자 한 분이 이렇게 대답했다.
"토스하세요? 이거 토스예요"
"주위에 친구가 있으면 10원씩 줘요"
"이거 며칠만 하면 커피 먹을 수 있어요"
"이 사람들 다 그래서 여기 모인 거예요"
"네, 매일요 한 50분까지 여기 있다가 다 사라져요"
네? 토스요?
그러자 한 분이 토스 앱에서 정확하게 하단의 혜택->스크롤을 조금 내려 친구와 함께 토스 켜고 포인트 받기->를 클릭해 주시고 몇 차례의 동의 후 잠시 기다려 보라고 하셨다. 그러자 주위에 토스 켠 사람들이 비눗방울처럼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도 그들의 앱에 떠 10원으로 정보에 보은 했다) 그것을 얼른 누르라는 것이다...! 게임처럼...! 풍선(사람)을 누르면 사라지고 10원씩 되어 적립되었다.
잠시 후 이곳에 모인 사람들에 대한 마음이 고마움으로 변해있었다. 어서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주길 바라게 되었다. 10원, 아니 사람들은 차곡차곡 적립되어 어느덧 1300원이 적립되었다. 30분 정도 시립미술관 앞에서 서성이자 일어난 일이었다.
#토스 가 쓴 돈 단돈 30분에 90만 원, 결과는 300명의 앱 활성화
플랫폼 광고 필요 없다 토스는 토스 앱에서 충분히 할 수 있어
뒤늦게(?) 알게 된 내가 1300원을 받았으니 거기서 발견한 사람이 최소 130명이라고 할 수 있다. 토스는 최소 169,000원을 썼다. 최대 인당 3,000원, 모였다 사라진 사람 300명으로 잡으면 90만 원을 쓴 것이다. 광고비로 1시간에 90만 원 쓰고 이 정도 인지를 하게 되었다면 완벽하게 토스 승리 아닌가?
30분 90만 원 광고비로 토스가 얻은 것
누가 90만 원으로 300명에게 토스 앱의 어떤 기능을 완벽히 인지하게 하고, 토스 앱을 배 이상 더 접속하게 하고, 자체적인 바이럴을 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을까?
1. 친구와 함께 토스 켜고 포인트 받기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했다(토스 앱 내 기능 이해)
2. 포인트 받기가 무엇인지 알려줄 용의가 있다(토스 앱 내 기능 바이럴 가능)
3. 토스는 재미있는 거구나/이롭다는 인상이 생겼다(토스 기능 인지, 브랜드 인식)
4. 그 후 토스 앱을 키는 횟수가 5배 늘었다(토스 앱 접속 증가)
5. 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토스 앱을 켜보게 되었다(토스 앱 접속 증가)
6. 토스의 다른 기능을 궁금해하기 시작했다(토스 앱 체류시간 증가)
여러분 토스는 이롭고 재미있습니다~ 토스를 하세요~!
백 번 말하기보다 10원으로 1000원 벌어보게 하면 된다. 천 원으로 유저 충성도 획득하기라니!
세상에, 친구가 떴다고 알려주시다니요.
이 모든 것의 저 아래에는, 주변에 사람이 많아지는 것을 기뻐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이건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왜 #서울시립미술관일까?
1. 원래 주변 직장인들의 산책로였을 가능성
2. 점심 전후 평소에 10~20인 정도는 항상 상주했을 가능성
3. 토스 앱 기능을 발견한 사람들의 주변인 바이럴
4. 현재 100~130명의 인구 서울시립미술관 앞에 모이게 됨(12:00~12:50분)
서울시립미술관은 토스에게 장소만 제공할 것인가
미술관이 할 수 있는 일
1. 미술관에 왔다가요
본관 앞에 인증숏 부스(간단) 설치하고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게 만드는 스폿 조성
-그러나 사실.. 할 시간은 없을 것. 사람들은 10원 누르느라 혈안이 되어 있음
2. 큐알 이벤트
큐알 찍으면 시립미술관 뉴스레터 구독하면 핫팻 증정 이벤트->추우니까 아직 할만하다!
200원 단가로 뉴스레터 구독자 수 늘리기
3. 토스와 진지하게 협업
토스 발자국 만들기.. 토스 손바닥 전시물 조성..
이런 스폿이 또 있겠지? 서울에도, 다른 지역에도. 다른 스폿에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
: 영화관람 전 5분 동안 토스 켜고 500원 받으세요
: 놀이공원 스폿
: 백화점에서
: 쇼핑몰에서
: 마트에서
궁금점
주위 친구를 클릭하는 것이 어떤 정보를 공유하게 되는 건가?
토스는 사람들의 정보를 어디까지 들여다보게 되는 건가?
이상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난데없이 토스로 1300원 벌게 된 후기이다. 살펴보니 사실 토스가 더 많은 걸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 은행이 오프라인에서 마케팅을 하다니, 그리고 그 체험이 꽤 재밌었다는 점에서 남겨본다.
몇 년 전 유행했던, 핸드폰 배경화면면에 광고 고정하고 걷는 만큼 포인트를 주는 앱이 있었다. 나는 광고를 아주 많이 보는 사람이지만 그것만은 깔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재미도 없는 데다가 내 의지를 침해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 핸드폰 화면도 내 마음대로 못 보다니?! 그건 작지만 나름 가치가 있던 것으로 그걸 가져가면서 얼마를 준다 한들 별 기쁘지가 않았던 것이다.
토스는 앱을 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해 게임처럼 만들었다. 토스를 쓰는 사람을 반기게 하면서 한시적으로, 내가 타인에게 내주는 시간 동안에만 열리는 파티이다.
그 시간은 30분 이상을 넘기기는 어려운 것 같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효용을 이기지 못하는 순간이 오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한 서울시립미술관에서의 경험은 의외의 곳이었다. 길을 지날 때, 카페에 들어갈 때 토스는 주위에 친구들이 있다고 알려준다. 토스는 내 시간을 일방적으로 가져가지 않는다. 일종의 노크인 셈이다.
재미있는 카피를 써서 배너를 클릭하게 하고 정해진 로직을 따라오게 만드는 마케팅이 아주 먼 옛날의 것처럼 느껴진다.
핸드폰의 블루투스 기능, 그리고 앱을 이용해 차원이 다른 마케팅을 하는 토스.
토스의 다음 이벤트를 기다리며.
안전한 장소제공: 서울시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