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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재 Jan 26. 2021

서문

시작에 앞서

일기를 안 쓴지 꽤나 오래 되었습니다. 아마 마지막으로 일기를 쓴 게 초등학교 숙제 제출을 위한 것이었으니 거의 10년이 넘은 셈이네요. 그러다 문득 다시 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권태롭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새로운 활기를 조금이나마 불어넣고 싶은 욕구가 생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기를 쓰고 싶다는 욕심은 곧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무엇을 써야 하는가? 일상적인 이야기를 특별하게 말하기에는 제 필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결국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마도 제 능력의 한계로 인해 정기적으로 쓰지는 못할 것입니다. 대신 그때그때 머릿속에 생각나는 여러 편린들을 짧든 길든 조금씩이나마 남기고자 할 계획입니다. 다른 글처럼 한 작품에 대해서 길게 비평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영화라는 예술 매체에 대해서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조각들을 모아 이야기하며 여러분들과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요. 영화의 고유한 속성에 대한 의견이나 좋은 영화의 조건, (이전에 한 번 짧게 예고한 적이 있는)넷플릭스 등을 통해 바라보는 영화 혹은 극장의 미래, 그리고 (일기에 제일 걸맞는)여러 개인적인 경험까지. 어쩌면 어떤 이야기는 제 머릿속에만 남고 쓰여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어떤 글은 제 생각보다 길게 나올 수도 있지요. 


단순히 한 작품에 대한 글을 쓰는 것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러한 종류의 비평은 당연히 계속 쓸 것입니다. 다만 영역을 조금 더 넓히고 싶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글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한 작품 혹은 한 감독의 세계가 아닌 영화라는 예술 자체가 지닌 거대한 세계에 대한 궁금증과 질문을 날로 커져 갔습니다. 그 생각들을 단순히 제 머릿속에만 가지고 있는 것이 무언가 아쉽게 느껴졌고 이 자리를 통해 소소하게나마 공유하고자 합니다. 물론 제가 이 분야 전문가도 아니고 안목이 뛰어난 사람도 아닌지라 제 의견은 졸견에 불과할 것입니다. 하지만 삶에서 시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말처럼 아주 작은 성취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시작을 하고자 합니다. 얼마나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능력의 한계를 겪고 끝나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끝을 생각하기보다는 시작에 의미를 두고자 합니다. 힘이 닿는 데까지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꺼내며 여러분과 함께 생각의 장을 넓히는 것이 제 욕심입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시간이 여러분에게 유용하게 즐겁게 다가오기를 기원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출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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