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우유팩을 정리했다. 하나씩 냉장고에 넣을 때마다 생각했다. 눈물 한팩. 눈물 한팩.
엄마와 아이를 갈라놓은 눈물 한팩. 강제 출산으로 인한 눈물 한팩. 다리가 부러져도 젖이 짜이는 고통의 눈물 한팩. 눈물이 커피와 케이크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며 생각했다. 나라는 한 명의 개인이라도 우유를 마시지 않으면 수십 리터의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있다고.
치즈와 라테가 유행이 되었다. 젖소 엄마와 아이가 강제로 떼어지고 수송아지가 굶어 죽는 일이 유행이 되어가고 있다. 참혹한 일들을 알고 나서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아이스크림도, 치즈도, 케이크도, 라테도 모두 눈물로 보였다. 의외로 주변에 눈물이 빈틈없이 식문화에 들어차 있었다. 이후 절대로 먹지 않는다는 마음가짐보다 의식적으로 먹지 않는다는 '비건 지향'이 되었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두 번이라도, 야식이라도, 아침이라도, 저녁이라도.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수십 리터의 눈물을 멈출 수 있길 바라며. 아이와 엄마가 함께 생을 보내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