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에 '감정 표현 단어'라고 친다. 공허히 떠다니는 감정들을 머리에 주워담는다. 머리에 담은 단어들이 바람 불면 휙 날아가는 깃털처럼 사라진다. 확대된 감정들을 축소한다. 담백하다곤 명명할 수 없다.
단어가 눈 앞을 빙글빙글 돈다. 되풀이되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썼던 단어를 또 쓴다. 이용한다, 그들의 몸체를. 사용한다, 허락 없이. 이리저리 돌고 도는 길 잃은 팽이들이 있구나. 섣불리 집어 올릴 수 없는 그것들이 다리 근처를 맴돌고, 돌고, 돌고.
사전을 사. 친구가 말했다.
사전을 먹었어. 다른 친구가 경악하며 말했다.
입을 옴싹이다 말한다. 맛은 없었어. 달콤하고 쌉싸름하고 별 맛도 없었어. 말 끝을 흐리고 사람들이 환호한다. 무엇이 칭송이며 비난인지 알 길이 없다. 칭송이라니, 허황된 단어였다. 말쑥한 얼굴은 앙상하구나. 책상 아래 내려 놓은 팔 당장 올려 놓아라. 환청이 들린다. 엄한 선생님이든 진리를 깨우친 어린 아이이든. 목소리가 공명하며 울렸다.
네. 책상 위 팔목을 올려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