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우리나라는 삼일절을 맞이하고 있을 때 갑작스레 아들의 학교에서 NEU Strike Action Thursday라고 리마인더가 학교앱을 통해 알려왔다. 갑자기 보지도 못한 리마인더라 흠칫했지만 2월 27일에 이미 알렸던 것이었다. 내가 놓친 것이다.
이미 3월 3일은 Inset Day(선생님들 정비 시간 정도로 이해하면 좋음)라서 학교를 쉬는데 3월 2일까지 쉬어버리니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가고 싶었던 빈센트 반 고흐 런던 전시회(https://vangoghexpo.com/london/)를 급하게 예약했다. 다행히 평일이라서 주말보단 저렴하게 티켓을 예매했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해바라기나 별 헤는 밤을 체험할 수 있는 형태로 전시하고 있었기에 궁금했었다. 아트의 세계는 아는 만큼 보인다하지 않았던가, 아들에게 고흐가 어디에서 태어나서 뭘 그렸고 등을 유튜브와 구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려주었다.
흥미가 없을 줄 알았는데 꽤 관심을 보여서 마음속으로 '나름 비싼 티켓인데, 10분 만에 나오는 일은 없겠네'라고 생각했다.
입구에 도착해서 정말 이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전시회에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었지만, 들어가 보니 신세계였다. 물론 1층과 2층을 관람하는 동안 인쇄본으로 장난하나 싶은 기분이 들긴 했다. 하지만 이 전시회의 메인인 체험관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그간의 불만을 금세 사라졌다.
나와 아들은 이 자리에서 40분을 앉아 시시각각 변하는 고흐의 작품을 아무 말 없이 보고 있었다.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 경험하는 것의 괴리가 상당히 크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대략 20~30분 정도가 이 체험관의 영상 러닝타임인 것 같다.
대략 이런 영상이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던 것 같다. 그러면서 이래서 티켓 값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고흐의 작품을 직접 색칠하는 곳도 있어서 정말 체험 중심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았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이곳에 걸려있는 고흐 작품은 모두 진품이 아닌 인쇄본이다. 심지어 모작도 아니고 인쇄본.... 그래서 1층과 2층의 관람을 진행하면서 이거 너무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가 체험관에서 모두 해소되었다. 그리고 작품 별로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고흐의 작품을 즐기기엔 어려움이 없다.
마음만 먹으면 5분도 안 걸릴 만큼의 공간이지만, 반대로 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다. 언제까지 운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쯤은 보면 좋은 전시회인 것 같다. 물론 나처럼 미술 같은 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봄이 오는 듯했으나 갑자기 추워져서 감기로 힘들어하는 나와 아들이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감기를 잊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