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소녀, 따뜻한 삶 속에 한걸음"

10화-마살라 티 한잔하고 죽자

by Sri sankar

사람이 앉기 위해 놓여 있는 한두 개의 벤치, 라디오,

새벽 4시부터 와글와글 끓기 시작하는 커다란 티캔.

그 앞에는 줄 하나 걸어두고 매달려 있는 메거진과 신문들,
그리고 도넛처럼 생긴 바삭하게 튀긴 녹두빵과 사모사—
이 모든 것이 인도 차 가게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여기서 말하는 차는 인도씩 밀크티입니다)

타밀나두 마을쪽 차 가게 모습(생성된 이미지)

이 가게들은 새벽에 문을 열어 밤늦게까지 영업한다.
특히 남성들이 좋아하는 장소로,
아침이면 친구들을 만나러 이곳에 모인다.
차 한 잔을 손에 들고 정치 이야기부터,
회사 욕, 연애 상담까지—수많은 재밌는 이야기가 오간다.
한국의 ‘담배 타임’과 비슷한 문화다.


차 한 잔의 양은 한국 카페 음료의 1/4 정도이고,
잔의 절반은 진한 거품이 채운다.

차 가게에는 차뿐만 아니라
생강차, 스파이스가 살짝 들어간 마살라 티, 커피,
‘홀릭스(Horlicks)’라 불리는 곡물 음료,
‘부스트(Boost)’라 불리는 마일로 같은 음료도 있다.
그래도 언제나 가장 인기 있는 건 클래식 차다.

신문도 함께 팔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차 한 잔과 신문을 들고
그 안의 기사 하나에도 열띤 토론을 나눈다.

시골 마을에서는 남자들이 주로 모이지만,
큰 도시는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차 가게를 찾는다.
나 역시 차 가게에 자주 다녔던 건 약 6년 전,
방갈루르에서 회사에 다니던 시절이었다.
퇴근 후 함께 일하던 언니와 차 한 잔 하며
그날의 기쁨과 힘듦, 고민과 웃음을 모두 털어놓고
스트레스를 풀던 시간이었다.

그때 차 한 잔은 200원 정도였는데,
코로나 이후엔 세네 배나 비싸졌다.
그래도 그 향과 온기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집에서도 차는 사랑의 언어다.
아침, 저녁마다 가족이 함께 차를 마신다.

일하러 갔다가 집으로 들어오면
언제나 차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그 차에 생강이 들어 있다면—
이 세상에 난 더 바랄 게 없다.

어쨌든, 차는 인도인의 심장이다.
세상이 무너질 것 같아도,
죽을 것처럼 힘들어도,
"마살라 티 한 잔 하고 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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