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휴식
회사가 있는 건물 안에는 구내식당이 있다.
하지만 맛의 중심을 아는 우리 사장님은
“아무 데나 가서 먹고, 영수증만 청구해.” 하며 여유를 주셨다.
그래서 여성 직원들은 주로 밖에 밥을 먹으러 가고, “메뉴 정하기 귀찮다”, “빨리 먹고 일하러 가야지.” 하는 분들은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어제 손끝이 시린 찬바람을 맞은 우리는,
오늘은 그냥 구내식당에 가자고 했다.
딱히 구내식당이 싫은 건 아니지만,
기분에 따라 메뉴를 고를 수 없다는 점.
매일 먹어도 같은 양념에 닭, 감자, 갈비…
고기만 달라질 뿐 결국 똑같은 맛이라는 점.
그리고 팀장님, 소장님, 선배님처럼
일 시키는 분들과 마주 앉아
업무 이야기를 들으며 밥을 먹어야 한다는 점.
여러모로 불편한 상황들이 많다.
어쩌다 오늘은 그렇게 모두 함께 밥을 먹고 있었다.
밖에 나가서 먹는 게 좋을 것 같았지만,
선배들이 다 안으로 가니 자기도 꿀려 따라온 새로 들어온 동료.
뉴스 이야기를 하던 중에도
소장님이 일 이야기를 꺼내지 않기를 바랐지만
결국 대답해야 했던 프로젝트 리더.
말하기 싫어,
핸드폰을 보며 정 없이 밥을 먹고 있던 선배.
커피 한 잔 하고 쉬러 가도
“언제 까지↘️ 끝날 수 있을 것 같에에⬆️”
같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우리 팀 분위기.
그냥 불쌍했다.
하나도 여유롭지 않은 점심 휴식을 보내고 있던,
그 동료들도.
그 정 없는 점심 휴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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