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창문 속으로 덤덤덤
중학교 때 다니던 학교는 여고였고, 한 반에 평균 50명, 학년마다 5–7개 반이 있었다. 학교는 비가 오면 무릎까지 물이 차서 반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는 늘 뉴스를 보며 “제발 비가 와라” 하고 기도하곤 했다.
학교 앞에는 사모사를 파는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내 용돈은 모을 틈도 없이 거기로 흘러갔다. 학교에 일찍 가던 이유도 단순했다. 친구들이 어디서 이상한 요가나 서커스 같은 기술을 배워 와서 다 같이 따라 하거나, 눈썹 하나만 까딱 올리는 스킬 같은 걸 자랑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엔 학생 전원이 30분 동안 기도와 맹세를 해야 했는데, 더운 날에는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쓰러지는 게 흔한 풍경이었다. 기도가 끝나면 또 다른 시련이 기다렸다. 운동 선생님이 일일이 체크하는 것이다. 길게 늘어진 귀걸이는 금지, 머리는 양쪽 땋아 리본으로 묶어야 했고, 손톱도 잘라야 했다. 심지어 가방 안에 플라스틱 간식 봉지가 들어 있으면 안 됐다. 이 규칙을 어기면 500미터 운동장을 20바퀴 뛰어야 했다. 나는 불행히도 간식을 좋아해서, ‘플라스틱 커버 보관죄’로 종종 숨 막히게 운동장을 달려야 했다.
그때 내게는 큰 약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시험만 시작하면 소변이 급해진다는 것이었다. 두 시간 시험이라면 마지막 한 시간 중 15~20분을 화장실 때문에 날려야 했다.
그날도 시험 중 예외는 없었다.
“오늘은 참아보자.” 마음을 다잡았지만, 하필이면 학교 옆 건물에서 결혼식이 열렸다. 내 시험 반 창문이 바로 결혼식장 뒤쪽이었다.
인도 결혼식이나 사원 행사는 늘 요란하다. 커다란 스피커로 노래를 틀고, 드럼 밴드를 불러 거리 콘서트처럼 축제를 벌이는 게 국룰이다. 그 길에 사는 누구도 그걸 막을 수 없고, 억지로라도 즐겨야만 한다. 중요한 시험 보기 전 날이면 우리는 그 소리 안 들리는 집에 가서 공부를 할때도 있었다. 우리 학교 옆 결혼식도 결국 콘서트를 열어버렸다...
드럼 아저씨: “덤!(내 뱃속에 한 방울) 덤!(내 뱃속에 한 방울) 덤!(내 뱃속에 한 방울)”
트럼펫: “빠파파파—!”
그 소리가 내 배 속까지 울려 퍼졌다.
참던 배가 덩달아 진동했다.
“오 마이 갓… 더는 못 참겠다…”
시험지의 글씨는 이미 내 말을 듣지 않았고, 나는 옆구리를 잡고 400미터 떨어진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 사이 20분이 사라졌고, 결국 문제 하나는 놓쳐버렸지만..
다행히 결혼식도, 내 ‘소변식’도 사고 없이 무사히 잘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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